잃어버린 동심도 찾고 아이들과 친구도 되고…좋아하는 동시 시화집 제작·창작활동
잃어버린 동심을 찾기 위한 여행이 시작된 지 벌써 6개월.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도서관 문학작가 파견 지원사업'으로 '잃어버린 동심을 찾아가세요'를 추진, 동시를 읽고 마음이 한 뼘 더 자라길 바라는 어른들이 모여 동시사랑모임이 꾸려졌다. 그리고 노란 은행잎이 질 무렵, 이들은 멋지게 갈무리하게 됐다.
권옥 김미희 김순자 서연숙 신두란 양희진 유미선 이경애 이경옥 이기양 이영희씨. 아이와 함께 참석하는 수강생을 포함해 대다수가 주부들이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일기 써라", "독후감 써라", "현장학습 보고서 써라" 등 늘 '쓰기'를 강요하면서도, 정작 일기 한 줄도 기록하지 않는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며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좋은 동시를 꾸준히 읽고 동심을 나누다 보니, 아이들의 세계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자연스레 동시 한 번 써볼까 하는 맘이 들었다"고 했다.
지도강사 박예분씨의 '신세타령'으로 시작된 수업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에 모여 동시를 매개로 친화력을 더해갔다. 서정홍 시인의 '어머니'를 읽다 시골에 계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수강생 전체로 눈물이 번졌는가 하면,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아내와 엄마를 응원하는 가족들은 덩달아 수업을 참관하기도 했다.
이들이 소화한 분량은 총 1346편. 시를 직접 낭송해보고, 한자 한자 옮겨 써보고, 창작 열기가 달아오를 때까지 시와 울고 웃었던 시간이었다.
박예분씨는 "곧 큰 일(?) 낼 사람도 있다"며 "바쁜 일정 속에서도 40여편이 넘는 창작 동시를 가져와 첨삭 지도를 부탁하는 수강생을 보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급기야 이들은 공부하는 동시 작가들에게 직접 엽서까지 적어 보냈다.
"느닷없는 손님처럼 신선하고 반가웠다""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원 아닌가. 큰 힘이 되었다" 등 작가들의 반응도 기대 이상. 연숙씨의 딸 조채영양은 작가 엄기원씨로부터 친필사인이 담긴 책 「저학년이 참 좋아하는 동시 10」을 선물받았고, 영희씨의 딸 설서윤양도 작가 신현득씨와 직접 전화통화까지 할 수 있었다.
팬레터를 받은 작가들은 푸른문학자 수상자 정기 모임에 참석해 동시사랑모임과의 만남이 독자와 작가가 직접 소통하는 계기가 됐다며 아주 값진 체험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사랑모임 회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동시를 선별해 동시 시화집도 제작했다. 24일부터는 최명희문학관에서 작은 시화전도 가질 계획.
권 옥씨는 "동시는 가족들이 함께 낭송하기에 참 좋다"며 "서로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가족간 정도 돈독해지고, 아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의 영혼을 살찌우는 좋은 도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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