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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김영숙 남농영농조합대표

"여든여덟번 손 가는 고된일…건강한 밥상 보면 뿌듯"

"농사라는 것은 하루 이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도 돕고, 땅도 도와 함께 해 나가는 것입니다."

 

쌀을 뜻하는 한자인 미(米)를 풀이하면 숫자 팔(八)과 십(十), 그리고 다시 팔(八)이 합쳐진 여든 여덟 번을 의미한다. 이는 농민의 손이 여든 여덟 번을 거쳐야만 쌀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김영숙(47·남원시 덕과면) 남농영농조합 법인 대표를 만났다. 그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오다가 남편을 만나 1994년부터 남농영농조합을 운영하였다. 또한 그는 2006년 농림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3회 친환경 농업 대상'에서 유통부분 우수상을 받기도 하였다. 친환경 농업 대상은 정부와 지자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친환경 농업을 유도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벼농사는 정말 무한도전이예요."

 

그는 국내 최초 친환경 쌀을 도입했고, 유일하게 고수하고 있다. 친환경은 친화적인 환경에서 직접 재료를 얻어서 만든 것을 뜻한다. 농약 또는 화학비료, 제초제 등 대신 오리, 쌀겨, 우렁이 등 친환경 농법으로 쌀을 생산하는 것.

 

"친환경 농법은 수익성이 떨어져요. 하지만 소비자들의 건강한 밥상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농촌공동체가 자본시장화 돼가고 있는 농촌 현실에서 자본의 수익성에 중심을 두지 않고 진정으로 사람들의 건강한 식탁을 걱정했다.

 

흔히 사람들은 "다 때려 치우고 시골로 내려가서 농사나 지을까?"하고 쉽게 말하지만, 이는 귀농에 실패한 이유가 된다. 벼농사는 파종에서 수확까지 200여일 소요된다. 농민들의 피와 땀의 결실이 뭉쳐진 것. 3~4월에 논과 모판을 만들고, 모내기, 김매기, 추수하기까지는 쉽지가 않다.

 

그는 "쌀값이 물가수준에 비해 많이 오르지 않아 농민 손해가 많지만 소비자들은 좋은 쌀을 먹기를 원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라고 했다.

 

친환경 쌀은 육안으로 일반 쌀과 구분하기 힘들다. 가격은 비슷하지만, 한국식품 연구원의 친환경인증으로 구분한다. 올해 쌀값이 폭락 했지만, 계약재배를 하고 있어서다.

 

쌀은 이제 '식량'을 넘어 '브랜드'다. 전국적으로 무려 1900여개 브랜드가 있다. 이와 같은 홍수는 무엇보다도 지역별로 미곡종합처리장(RPC)을 경쟁적으로 설립했기 때문. 전라북도 전역에 걸쳐서 쌀을 취급하고 있는 남농영농조합 법인도 품종과 재배법을 달리해 국내 최초로 1kg에 무려 7800원이나 하는 친환경 쌀을 생산하고 있다.

 

그의 바람은 농민들과 함께 지역농업이 오래 지속될 수 있게 지역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는 것. 그는 죽어가는 마을을 살릴 수 있는 분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숙희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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