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합동대강당 20억 들여 공사…"예약해도 학교측 행사 있으면 취소"
전북대가 최근 수십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합동대강당을 두고 학생과 학교측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학교측은 노후화된 합동대강당을 리모델링해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공연의 기회 등을 제공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이를 활용할 학생들은 공사 뒤 공연과 연습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학생 권리를 위한 비상대책위를 꾸리는 등 반발하고 있다.
지난 30일 전북대와 이 대학 극예술연구회 학생권리비대위에 따르면 전북대 합동대강당은 20억원 상당의 리모델링 공사를 9월말께 마쳤다. 합동대강당은 음향, 조명, 객석, 무대 등이 있는 대형 공연장 1곳과 준비실 겸 대기실, 강의실 2곳 등을 갖추고 있다.
학교측은 지은 지 30년이 다된 노후화된 건물이라 시설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공사를 진행했으며, 교정 내 광장 등에서 공연 등을 진행했던 학생들이 보다 편리한 공간에서 행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대학 연극동아리인 기린극회 등은 리모델링 뒤 학교가 관리 측면을 강화하면서 공연과 연습할 여건이 현저히 나빠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모델링 전에는 공휴일과 주말에도 합동대강당 공연장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사용할 수 없고, 사용기간도 예전 한 달에 3일에서 2일로 줄었다는 것이다. 또 공연장의 조명과 무대 등도 공연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미나 등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공연 대체공간으로 사용하던 후생복지관이 올해 초 식당으로 바뀐데 이어 합동대강당마저 학생들의 문화활동 공간에서 멀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갈등은 또 학교 내 문화활동을 둘러 싼 학생권리에 대한 논란으로 번질 여지도 있다. 학교측은 합동대강당 로비에 내 건 사용규칙에서 학생이 먼저 사용신청을 했더라도 학교측이 부득이한 사정에 따라 사용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 관계자는 "만약을 예상해 규정을 명시했지만 사실상 이 규정이 적용될 예는 없을 것이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이같은 문구가 학생의 공연 등 문화활동에 대한 학교측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북대 극예술연구회 학생권리비대위 서재홍씨(물리학과3년)는 "학교의 주인인 학생과의 약속을 학교의 편의에 따라 언제든 파기할 수 있다는 학교측의 독단을 보여주는 것이다"며 "학생을 위해 리모델링한 공연장이라지만 관리차원의 이유로 학생은 배제되고 공연의 기회는 더 줄어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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