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형(전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순금 한 돈(3.75g)의 가격은 현재 17만원대 곧 18만원대로 오를 것이란 전망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알고 있고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파프리카 종자나 토마토 종자의 1g(270립)의 가격은 13만원 선의 고가로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리고 투자자들의 관심 영역에 포함되어 있는 것일까?
생명체의 보존이 범지구적인 공통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생물자원의 경제적 가치도 점점 부각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생물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리없는 전쟁'에 나서는 것도 경제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종자가 첨단과학 기술이 접목되어 개발, 생산되고, 새로이 개발된 품종은 지적재산권의 한 형태로 국내외에서 법적으로 보호를 받게 되어 종자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성장동력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말 농수산식품부는 R&D 투자 확대, 육종인프라 구축, 종자수출 지원, 품종보호권 강화 및 수입대체 품종개발, 식량작물 보급의 민영화 등 5개 부문에 걸쳐 2020년까지 1조488억원을 투입하는 '2020 종자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하였다. 기초기술은 농촌진흥청 같은 국가 연구기관이, 산업화·실용화 연구는 종자업체와 식품업체 등 민간이 맡는 이원화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의 종자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의지가 반갑기만 하다. 이는 종자산업이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신품종을 개발하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 기인하여 발표된 것이다.
이에 기반하여 전라북도는 농촌진흥청의 전북 혁신도시 이전과 더불어 정읍방사선연구소에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센터의 설립, '시드밸리(Seed Valley)'의 유치를 통해 이미 진행중인 식품산업클러스터와 함께 전라북도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종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종자산업 육성 T/F팀'을 구성, 농진청 이전과 정읍 방사선 육종센터 등 유리한 여건 등을 활용해 정부의 종자관련 공모사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하였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종자산업의 기반 확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다. 종자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이윤이 큰 기술집약산업이다. 따라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육성해야 할 산업분야이지만, 중장기에 걸친 대규모 투자와 실패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 모두 계륵과 같은 존재다. 참여정부는 10대 성장동력산업을, 실용정부는 신성장동력산업으로 3대 분야 17개 산업(즉, 녹색기술 6개, 첨단융합 6개, 고부가서비스 5개)을 선정한 바 있지만, 종자산업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농수산식품부가 종자산업육성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전라북도에서 지역발전의 새로운 희망인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단체장의 치적을 쌓는 사업이 아닌 전북의 미래를 이끌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단기 투자로 성과를 나타낼 수 없는 종자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장기투자와 지속적인 성장동력산업으로 키워나가기 위해 가시덤불을 헤치고 나아가는 도전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승형(전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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