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라디오·TV서 활약하는 '베테랑'…방송작가 처우개선·전문성 확립 과제
창립 8년을 맞는 전라북도 방송작가협회가 지난해 12월 제4대 회장으로 김성숙씨(39·전주시 서신동)를 선출했다. 올해로 경력 15년 째를 맞는 김성숙 회장은 전주 MBC 김차동의 'FM 모닝쇼'로 방송에 입문, 현재는 전주 교통방송과 전주 MBC에서 라디오 프로그램과 TV 다큐멘터리를 맡아 집필하고 있다.
그는 "선배로서 후배에 대한 책임을 생각해왔다. 후배들을 위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고민하다 보니 내게로 온 것 같다.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을 이었다. 회장에 있는 동안 후배들에게 존재가 힘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며 취임의 변을 대신했다.
그가 맨 처음 방송을 시작하던 1995년만 해도 전북지역에는 방송작가라는 개념자체도 모호하던 시절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별이 빛나는 밤에'로 리포터를 하면서 방송과 첫 인연을 맺었다.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면서 글쓰기로 밥벌이하는 직업을 찾다 전주 MBC에서 방송작가 첫 공채로 이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우아한 자태를 위해 수중에서 끊임없이 헤엄을 치는 백조가 방송작가와도 같다며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이 좀처럼 분리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고역이라고 했다. 그 역시 전주 MBC의 간판 프로그램인 'FM 모닝쇼'로 인해 새벽 4시에 일어나면서 저녁 12시 마감뉴스를 보고 자는 생활을 10년 넘게 했을 정도다. 그것이 오기이든, 열정이든 한 번 맡겨진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 회장은 이어 "전북방송작가협회가 만들어진 지는 좀 됐지만, 친목단체에 그쳤던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단체 등록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방송작가의 위상을 바르게 정립하는 것도 지속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임을 밝혔다.
"한때 방송작가는 아무나 해도 좋은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문성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되는 분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그나마도 작가의 위상이 많이 올라간 것이죠."
급변하는 방송환경과 맞물린 방송작가들의 처우 개선은 협회 회원들과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작가라는 직업의 불안정성은 프리랜서들에게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이며, 지금껏 그 칼날은 항상 프리랜서 방송작가들의 목을 향해 시퍼런 날을 겨누어왔다"고 했다. 하지만 작가 혼자서 문제를 풀어나가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며 무엇보다 방송국 내부에서 방송작가의 전문성을 인식하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김 회장은 당부의 말을 남겼다.
"우선 그 프로그램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시청자 입장이 돼서, 프로그램의 어떤 코너가 즐겁고 재밌는지 알고 있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내 연필 끝에서 사람들이 웃고 울고 사고한다고 상상해보세요. 얼마나 짜릿한지. 그만큼 책임감이 큰 직업입니다. 항상 이면을 바라보는 시각도 갖추어야 할 것 같네요."
/이지현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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