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감독 "달빛…, 한달후 완성"…박중훈 "거장과의 첫 작업 푸근함 느껴"
"연세 지긋한 감독이 아직까지 활동하며 그 활동이 현장으로 연결된다는 데 감탄했습니다. 한국영화현실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많지만, 그 중에도 왜 우리나라에는 원로, 대가들의 활동이 어려운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임권택 감독이 그런 걱정을 다 빈말로 만들어 주는, 살아있는 사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대가들의 마음과 의지가 예술현장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 한국영화가 새 지평을 열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지난달 30일 전주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 <달빛 길어올리기> 를 위한 밤'은 자신의 101번째 영화를 만들고 있는 거장에 대한 '오마주(hommage)'였다. 달빛>
<달빛 길어올리기> 는 전통한지를 소재로 전주국제영화제가 직접 제작하는 영화. 임권택 감독은 작품이 늦어진 것에 대한 미안함을 내비쳤다. 달빛>
"10회때 <달빛 길어올리기> 를 선보이기로 하고 영화제와 약속했는데 한 해를 넘기고, 11회 때 반드시 새로 보이기로 했는데 약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한 달 후 정도면 프린트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앞으로 한달 안에 제 달빛을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달빛>
그는 "모든 것이 예정대로 되지 않고 여기까지 밀려온 것은 여러 사유가 있지만, 일기랄지 사소한 일이었다"며 "이 영화는 무엇인가 귀신이 돕고 있지 않는가 할 만큼 뜻밖의 어려운 일들이 잘 해결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임감독님과 첫 작업인데, 절에 빗자루 하나 들고가는 심정으로 시작했습니다. 괜한 헛소문을 듣고서 겁을 먹었던 것 같거든요. 배우들 막 고생할 거라 생각했었는데, 아주 편안하게 찍었습니다. 전 또 저희 아버님 같은 분이라서 정말 아버지하고 같이 영화를 찍는 푸근함이 있었습니다."
주연을 맡은 박중훈씨는 "그런 푸근함이 영화에 잘 드러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매일 찍다 보니 달이 매일 떴고, 매일 매일 각각의 특린 달을 길어 올리기가 힘들었다"는 강수연씨는 "정말 열심히 했고, 정말 행복한 촬영을 하고 있다"며 관심과 애정을 부탁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부터 <서편제> <창> <태백산맥> <취화선> <달빛 길어올리기> 까지 임감독의 작품에만 열번째 출연 중인 안병경씨는 "작품마다 최고 작품을 만들어왔지만, 아마도 이번이 임감독님의 작품 중 최고 작품이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배우 임승대씨는 "전주시청 한스타일과 한지계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감독님의 열정이 묻어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달빛> 취화선> 태백산맥> 창> 서편제> 아제아제>
송하진 전주영화제 조직위원장은 "한 지역, 한 지방자치단체가 착수해 그 지역의 소재이자 한국적·문화적 소재를 발굴해 영화화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잃어버릴 위기에 있는 우리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란 점에서 영화적 가치를 뛰어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촬영현장을 기록한 영상도 공개됐다. <달빛 길어올리기> 의 촬영 과정은 영화 역사상 이례적으로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된다. 연출은 부천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김홍준 감독이 맡았다.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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