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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최근 2년동안 학생수 급증 '김제 월촌초'

학생·교사·학부모 한마음 '맞춤식 교육' 결실…무료 방과후 학습 호응

김제 월촌초등학교 교직원들 (desk@jjan.kr)

김제시내에서 자동차로 10여 분을 달리면 조그마한 산자락 비탈 언덕 위에 자리한 김제 월촌초등학교(교장 진병술)를 만날 수 있다. 봄이면 뒷산 찔레꽃 아카시아 향기에 취하고, 학교 앞을 흐르는 도랑에서 올챙이와 미꾸라지를 잡는 곳. 자연과 하나된 월촌초는 규모는 작지만 사랑과 온정이 넘치는 큰 학교다.

 

(위부터)입학식날 축하케이크를 자르는 모습, 연극을 하고있는 월촌초 학생들, 바이올린 수업, 골프수업. (desk@jjan.kr)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04년, 월촌초는 여느 시골학교와 다름 없이 폐교대상 학교에 명단이 올라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김제시내에서 9번째로 규모가 큰 학교로 발돋움했다. 학생수도 2004년 14명에서 올해는 112명으로 8배나 많아졌다. 특히 최근 2년새 학생수가 두배 이상 급격히 늘어났다.

 

월촌초가 폐교위기의 학교에서 학부모들이 보내고 싶은 학교,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학교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랑으로 제자들을 보살피려는 19명의 월촌가족(교직원)들이 있어 가능했다.

 

"어린 아이들은 교사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고 했습니다. 지식을 가르쳐 줘 똑똑한 어린이로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사랑하는 법을 몸으로 가르쳐 주는 것이 더욱 값진 가르침이라 생각하고 실천했습니다." 작은 시골학교에 마법과 같은 기적을 일으킨 월촌가족의 수장인 진병술 교장의 말이다.

 

월촌초에는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을 위한 특별한 시간이 1년에 두차례씩 진행된다. '학부모예약상담제'가 그것이다. 학부모예약상담제는 2009년 4월부터 시작됐다. 직장생활로 바쁜 학부모들을 배려해 시간 예약을 받아 오후 4시30분부터 9시까지 이뤄진다.

 

예약상담제를 시작한 첫해 전체 59가구 중 55가구가 상담에 참여했다. 올해는 74가구 중 72가구가 상담에 참여했다. 학부모예약상담제 운영을 통해 학부모들은 집에서는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알 수 있었고, 교사들은 상담결과를 바탕으로 1대1 맞춤식 인성지도를 해나갈 수 있었다.

 

이런 월촌가족의 노력으로 학교폭력과 왕따는 남의 나라 얘기처럼 잊혀진지 오래다.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과 따돌림으로 상처받고 이 학교로 전학온 일부 아이들이 구김살 없이 자랄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월촌초의 특별한 마법 두번째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에 있다. 시내지역 학교이기 때문에 방과후 학교운영은 수익자 부담원칙으로 운영돼야 한다. 그러나 월촌초는 학교운영비를 쪼개 영어와 중국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강제성은 없다. 원하는 과목만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해 배우면 된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골프와 수영수업이다. 대다수 초등학교가 나비골프를 하는 것과 달리 월촌초는 시내 골프연습장과 협약을 통해 진짜 골프를 배운다. 수영도 시내 수영장에서 전문강사의 체계적 지도를 받는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은 골프와 수영수업이 있는 수요일을 가장 많이 기다린다고 했다.

 

그리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매일 등교시간 지켜지고 있는 철칙 하나가 있다. 월촌초 학생들은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 예외는 없다. 모든 학생들은 큰 길에서 내려 10여 분 동안 걸어서 학교에 와야 한다. 친구들과 손을 잡고 농촌의 길을 걸으며 자연과 도란도란 이야기 하고, 신비로운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한 진 교장의 아이디어다.

 

공기 좋고, 물이 좋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잇는 자연환경을 특별한 교육을 하지 않고도 아이들이 스스로 느낄수 있도록 해 자연이 주는 소중함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 자연과의 동화를 통해 인성교육의 밑바탕을 채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공부에도 흥미를 느끼게 됐고, 2009년 국가수준 학력평가 결과 기초학습미달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오히려 90% 이상이 전 과목 보통학력 이상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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