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중견 조각가 2명이 나란히 구리를 이용한 작품으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동파이프가 만들어낸 소나무 = 중견 조각가 이길래(49)는 동파이프 조각을 이용해 소나무 형상을 만든다. 동파이프를 일정한 간격으로 잘게 자른 뒤 측면을 눌러 타원형의 고리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고리 수백~수천 개를 용접해 이어 붙이면 까칠한 질감에 구불구불한 줄기가 멋들어진 소나무가 탄생한다.
안국동 사비나미술관과 예술의전당 야외광장에서 동시에 열리는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사비나미술관 1~2층을 관통해 설치된 6.5m 높이의 대형 소나무 부조작품.
부식돼 초록빛이 감도는 구리를 이용해 솔잎까지 정교하게 표현한 작품은 조각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그림처럼 느껴질 정도로 회화성이 두드러진다.
입체 작품 중 일부는 단순한 소나무 형태를 넘어서 인간의 형상 같기도 하고 또는 기묘한 외계 생명체로 느껴질 정도로 에너지가 강하다.
작가는 여러 금속 중 유독 구리를 고집한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차갑지만 구리는 따뜻한 것 같아요. 굉장히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시킬 수 있거든요. 구리는 그런 면에서 다른 금속들보다 인간적이죠."
사비나미술관에서는 입체조각과 드로잉이, 예술의전당 야외광장에서는 대형조각이 전시된다. 두 곳 모두 9일부터 7월10일까지. ☎02-736-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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