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01:37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방송·연예
일반기사

오디션만 97번…거침없는 도전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포화속으로' 신인배우 박태주

오디션만 아흔일곱 번째. 친구들 사이에서 그는아직은 '배우'가 아니라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다.

 

'시네마 천국'을 보고 처음 가슴이 뜨거워졌고 '비트'에서 유오성을 만난 뒤 '저렇게 해보고 싶다'고 결심을 굳혔으며 이후 소속사도 없이 무작정 오디션장을 쫓아다녔다.

 

'이게 내 길이 아닌가' 하는 한숨이 나올 무렵 기회가 왔다. 영화 '포화속으로'(감독 이재한)에 등장하는 학도병 71명 중 한명이다. 주인공급은 아니지만 배역의 이름이 있는 '주요 학도병' 중 한명이니 간만에 기회가 온 것이다.

 

제대로 쉴 곳도 마련되지 않은 현장에서 전투복 차림으로 더위와 추위를 번갈아가며 견디면서 5개월을 지낸 뒤 그는 800만원의 출연료를 손에 쥐었다. 통장에 찍힌금액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포화속으로'에 출연한 신인배우 박태주(24)가 들려주는 캐스팅까지의 긴 여정이다.

 

6.25 전쟁에 참전한 학도병 71명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에서 그는 '어리바리함'이 특징인 배급병 역을 맡았다. 전쟁의 무게를 차츰 깨달아가는 순박한 경상도 청년이라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 내 드라마를 풍성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

 

"서울 토박이인데, 경상도 사투리를 썼어야 했거든요. 따로 돈을 들여 사투리를배울 수도 없고 해서 현장에서 배우들 중 사투리 쓰는 형들 붙잡고 귀찮게 굴었죠."큰 배역은 아니지만 짧지 않은 촬영 기간 영화 속 인물로 살았던 그에게 촬영장은 영화 제목 그대로 '포화 속'이었다.

 

"춥고 더운데다가 곳곳에서 수류탄도 터지고 총소리도 나고 했어요. 처음 제대로 맡은 역이니 잘해야겠다며 바짝 긴장했고요. 저한테는 촬영장이 전쟁이었던 것이죠."학도병들이 대거 등장하는 '포화 속으로'는 그처럼 미래의 스타를 꿈꾸는 배우들을 술렁거리게 한 캐스팅 찬스였다. 비슷한 꿈을 가진 또래 배우들이 모였으니 영화 속 학도병들처럼 배우들 사이에서도 '전우애'가 쌓여갔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엔딩 크레디트에 올린 영화는 대사 없이 눈빛으로만 연기해야 했던 이재한 감독의 전작 '사요나라 이츠카'를 포함해 모두 2편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그가 본 오디션은 100번을 넘어섰다.

 

'캐스팅되기가 서울대 가기보다 어렵다'는 이 바닥 이야기처럼 그는 '포화속으로' 이후 본 오디션에서 "미안하지만 다음 기회에 같이 하자"는 전화를 계속 받아야했다.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의욕으로 번뜩이는 신인 배우 특유의눈동자를 보여줬다.

 

"'파이트클럽'의 에드워드 노튼이 했던 연기를 저도 해보고 싶어요. 오디션에서자꾸 떨어져도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도전할 겁니다. 물론 그전에 배우와 어울리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죠."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