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국 작가 에론 영(38)이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첫 아시아 전시를 열고 있다.
오토바이 바퀴 자국으로 작품을 완성하거나 비디오 카메라를 발로 차는 행위를 비디오 화면 속에 담고 헬리콥터에서 갤러리 입구에 조명을 쏘아 관객에게 범죄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등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퍼포먼스를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작가다.
갤러리 전시장 1층에 걸린 평면 작업이 바로 오토바이를 이용한 작품이다. 번쩍이는 24K 금으로 덮인 패널 위에 그려진 곡선은 모두 실제 오토바이의 바퀴 자국이다. 오토바이의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는 동시에 브레이크를 밟으면 일명 '번아웃' 현상에 의해 뒷바퀴가 헛돌며 패널에 남기는 궤적이 곧 그림이 된다.
"타이어가 타는 것이나 오토바이 운전자의 모습을 생각하면 공격적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동그란 모양들이 만들어지면서 리듬이 생기고 동시에 균형을 이루며 하나의 그림이 되는 점에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이런 작품은 일종의 '액션 페인팅'이란 점에서 작가는 잭슨 폴록 계열의 추상표현주의 작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제겐 작품이 만들어지는 그 순간이 중요합니다. 다른 작가들은 오랜 시간 작품을 들여다보며 리터치(retouch.수정)를 할 수도 있지만 제 작품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그 순간에 모든 에너지가 집중되죠. 행위와 순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추상표현주의와 비슷하지만 타이어 자국 같은 구체적인 형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는 사실적이라고 할 수 있죠"
전시장 곳곳에 놓인 찌그러진 바리케이드 역시 반항과 공격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작가는 사람들이 서 있는 줄을 정돈하거나 차단할 때 쓰이는 금속 바리케이드를 찌그러뜨려 기존질서에 대한 전복을 시도한다.
2층 전시장의 조각과 비디오작업까지 10여점이 8월5일까지 전시된다. ☎02-735-8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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