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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불이익 없나…학부모 '교원 만족도 평가' 참여 꺼려

수업 참관 어려움등 현실반영 미흡도…소규모 학교는 평가내용 유추가능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시행에 따라 도내에서도 '학부모 만족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평가방법이 복잡해 학부모들이 참여를 꺼리는 등 반쪽짜리 평가로 전락할 우려를 안고 있다. 특히 평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일부 학부모들이 형식적인 평가에 나서면서 그 결과에 대한 신뢰성 확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라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757개 초·중·고교 중 2/3 가량의 학교들이 교원평가를 위한 '학부모 만족도조사'를 7월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학부모 만족도조사는 동료교원 평가, 학생 만족도조사와 함께 교원능력개발평가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중 하나이며, 일선 학교에서는 현재 학교 누리집에 '온라인 교원평가 시스템'을 연결해 학부모들의 평가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학부모 만족도조사의 내용이 일반적인 학부모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내용이라는 점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과 교장, 교감은 물론 영양교사, 보건교사 등 최대 5명까지 평가해야 하며, 중·고등학교는 교과담당까지 포함해 최대 14명을 평가해야 하는 실정이다. 공개수업을 참관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공개수업을 들어보고 평가하라는 방침이지만, 일반적인 학부모 입장에서 모든 과목을 들어보기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또 한 차례의 공개수업 참관이나 인터넷 청취만으로 담당교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게 학부모들의 불만이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만족도조사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으나, 학부모들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참여를 꺼리고 있다.

 

실제로 전주시내 한 중학교 관계자는 "50% 이상의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 교과부의 방침이지만 현재로서는 30% 정도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모씨(40)는 "가정통신문을 받았지만 요즘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교과내용이 어렵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아이의 말만을 듣고 10명이 넘는 선생님들을 평가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평가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모씨(56)는 "평가 항목에 보면 '선생님은 수업 중 학생들에게 발표 기회를 고르게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이 있는데, 학부모가 매일 학교에 가서 수업을 지켜보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질문에 평가를 내릴 수 있겠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학생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의 경우, 학부모의 평가내용을 담당 교사가 유추할 수도 있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참여 학부모의 명단과 함께 현재 진행중인 전체 평가내용이 나타나기 때문에 누가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는 것.

 

고모씨(43)는 "담임 선생님을 제외한 다른 선생님들에 대한 정보가 없지만, 좋지 않은 결과 때문에 아이에게 불이익이 닥치지 않을까 우려해 잘 모르는 선생님에 대해서도 무난한 평가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학생의 만족도조사가 실시되는데 굳이 학부모 만족도조사를 따로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굳이 필요하다면 학생 만족도조사를 하기 어려운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담임에 한해서만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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