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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역사의식을 화폭에 담은 화가 홍선기씨 개인전 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구한말 슬픈역사, 다시는 겪어선 안돼"

빈 의자가 있다. 누군가 앉아있어야 했다. 의자는 텅 비어 넉넉하고 충만한 느낌을 주기 보다는 쓸쓸하고 어둡다. 서양화가 홍선기씨(51)의 개인전 '역사-메신저'에 나타난 빈 의자는 권력의 부재를 뜻하는 것이다.

 

"구한말 일제로 인해 몰락해가는 권력과 조선조의 씁쓸한 뒤안길을 담아냈습니다. 일본에게 넘겨준 권력의 상징이면서 국권 상실과 민족의 부재를 상징하는 거죠."

 

 

줄곧 의자 시리즈를 해왔던 그는 이번 전시에서 역사의식을 담았다. 빈 의자에 남겨진 침묵과 무채색은 화면의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작품이 너무 무겁지 않느냐"는 질문에 "일부러 불안했던 시대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답변했다.

 

어두운 배경과 두터운 질감은 우리 역사의 그늘을 암시한다. 명성황후와 고종황제, 근위대 등도 슬픈 초상화로 그 시대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현재가 역사적으로 '칼라 시대'라면, 구한말은 '흑백 시대'였다"면서 "당시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자는 취지에서 그렸다"고 했다.

 

"있어야 할 사람이 그 자리를 지켜내지 못하면, 불상사가 생깁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을 보세요. 말만 그럴듯하게 하면서 서민 살림살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일로 바쁘잖아요. 다시는 그런 외로운 시간을 겪어서는 안된다고 봤습니다."

 

전시장을 둘러보면 마치 박물관에 온 것도 같다. 150호가 넘는 대작을 비롯해 총 16점이 역사의 상흔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전주 출생인 그는 이번 개인전이 올해로 아홉번째. '전북청년미술작가상(1995)'을 수상한 그는 시대미술문화연구회의 대표로 다수의 그룹전·단체전에 참여해왔다. 이번 전시는 지난 6월 서울 관훈 갤러리에서 가진 전시의 연장선으로 5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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