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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때론 삐딱하게 때론 강렬하게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전주 서신갤러리 '1917년~2010' 전…작가들 삶의 흔적과 시대정신 묘사

구성하作 '씽크로 나이즈' (desk@jjan.kr)

마르셀 뒤샹은 후기 모더니즘 미술의 선구자다. 그의 작품 '샘(fountain)'은 보는 이로 하여금 '예술이란 과연 무엇인가'하고 자문하도록 한다.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를 전시장에 가져다 놓은 것 뿐이지만, 이는 20세기 최고의 예술품이 됐다. 뒤샹이 예술작품과 일상용품의 경계를 허물었기 때문이다. 뒤샹이 변기를 통해 진정 이야기하려는 것은 사물의 성격과 내용은 가변적이며, 환경과 맥락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술품을 둘러싼 관념적인 시각이 의심받지 않지 않는 현실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박정흠作 '당신이 꿈꾸던 세상보다 더 아름다운 이때라고' (desk@jjan.kr)

 

미술그룹 CAC가 열고 있는 '1917년∼2010'전은 뒤샹의 사고 방식에서 출발한다. 참여작가 구성하 김병철 김영봉 김효경 박정흠 이미영 이종철 한 진씨는 작가들의 삶의 흔적이나 시대정신을 투사시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이종철作 '삐딱한 관계' (desk@jjan.kr)

 

구성하씨는 추상미술의 거장 빅토르 바자렐리처럼 착시효과를 이용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일광으로 채워진 수영장 물을 바라보며 나의 의식, 지각을 작품으로 그려낸 '싱크로 나이즈'를 내놓았다. 김병철씨는 개념미술가 조셉 코수스의 '세 개의 의자'를 통해 사진과 실제, 사전적 의미의 것으로 풀어낸 것에 착안했다. 그는 '다섯과 하나의 나'를 통해 축구선수 박지성이 공을 차는 모습을 5가지 관점(무의식·의식·인식·사고·관계 맺기)으로 표현했다. 김영봉씨는 독일 사상가 발터 벤야민에 주목했다. 벤야민은 도시를 공포와 혐오의 대상인 동시에 존경과 환상의 장소로 여겼다.'진흥 하임빌 시리즈'는 작가가 사는 집의 옆 건물로 여섯 가족이 사는 다세대 주택. 생존과 노동, 삶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도시는 발터 벤야민의 인식과 같이 한다. 박정흠씨는 데미안 허스트의 해골 작품에 착안, 화려하고, 간결하며, 강력한 표현으로 삶과 죽음, 진실, 사랑이라는 주제로 전시해오고 있다. '당신이 꿈꾸던 세상보다 더 아름다운 이 때라고'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동경과 경외감의 표현이다.

 

루이스 브루주아의 작품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불화로 인한 경험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미영씨는 '우렁 키우기 - 부케 가족'을 통해 어머니 부재로 인한 불안, 공포,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명)와 같이 제도화된 사회를 비꼬는 게릴라식 전시를 해왔다. 인도와 네팔 여행한 이종철씨는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벽을 두는'삐딱한 관계'를 내놓았다. 한 진씨는 요시모토 나라의 얼굴을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반항하는 듯한 얼굴 이면에 외로움이 묻어난다. 전시는 31일까지 서신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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