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장구·난타·승마·골프 등 체험학습 인기…외지학생들 선호도 높아 전체 3분의 2 차지
전교생 10여명에 불과하던 농산촌 학교가 1년 반만에 몰라보게 변모하고 있다.
정읍 백암초등학교(교장 임득순)는 지난해 3월 전학년 중 3개 학년에만 학생이 있었고 그나마 전교생은 12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백암초 학생은 41명에 달하고 있다. 내년 새학기 목표 학생은 45명, 그리고 머지 않아 60명 이상의 학생이 다닐 것으로 학교측은 보고 있다. 하지만 전교생 70명을 넘기지는 않겠다는 게 이 학교의 원칙이다.
농산촌 학교가 1년 반만에 학생수가 3배가 넘게 된 이유는 뭘까.
이 학교 학생들은 평일에는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를 공부하고 갈고 닦은 외국어 실력을 기반으로 연극도 한다. 또 토요일에는 컴퓨터 등 특화 학습을 한다. 학기 중은 학습 위주라면, 방학은 체험 위주로 운영된다. 설장구, 난타, 댄스, 승마 등 학생들이 체력을 다지며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프로그램은 대부분 외부 강사를 초빙해서 운영한다. 부족한 재원은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청 등이 진행하는 공모에 응모해서 마련한다. 농산촌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은 최대한 줄이면서,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가르침과 경험을 주기 위해서다.
이렇게 해서 나비골프, 바이올린, 택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백암초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는 학생들이 모두 '1촌 관계'로 엮여 있다는 점이다. 형제자매가 함께 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많고, 학생수가 워낙 적은 농촌학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고학년은 저학년을 동생처럼 돌보고, 저학년은 고학년을 가족처럼 의지한다. 이는 전학생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학생들은 다른 학생이 학교에 오면, "형아(언니)가 잘 돌봐줄께"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던진다고 한다.
또 하나의 자랑은 가족캠프다. 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는 가족캠프는 백암초 뿐 아니라 같은 면단위에 있는 수곡, 칠보초등학교 2곳의 학생과 학부모 등도 함께 참여한다. 최근 열린 가족캠프에는 모두 12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참여했다. 이 중 백암초 학생과 학부모는 56명이었다.
백암초는 최근 학교 창고를 개조해 나비골프 연습장을 열었다. 이 연습장은 백암초 학생 뿐 아니라 인근 학교 학생들의 연습장으로 쓰이기도 한다. 나비골프 연습장 등 시설 투자 등에 앞선 백암초가 인근 학교의 거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가 입소문을 타면서 백암초 인근 학생보다는 정읍시, 전주시 등 외지에 있는 학생들의 비율이 더 늘고 있다. 현재 학생 중 외부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전체의 2/3에 달하고 있다.
임득순 교장은 "시골에는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지만 이 학생들은 도시의 학생들보다 더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농촌의 많은 작은 학교들이 폐교의 위험에 처해 있지만 학교마다 특성을 살려 60~70명 단위의 작은 학교를 만들어간다면 얼마든지 희망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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