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축제인 제6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미디어시티 서울 2010)가 7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 등 정동 일대에서 시작된다.
김선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총감독을 맡은 올해에는 21개국에서 45팀이 참여해 사진과 영상 등 다양한 미디어작품을 보여준다.
언론에 미리 공개된 지난 4일 본 전시장인 시립미술관에 들어서자 입구에서 웬 여성이 말을 건넨다. 여성이 말하는 것은 그날그날의 신문 머리기사 제목으로, 그날에는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딸의 특채 논란이 머리기사로 꼽혔다.
광주비엔날레에서도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는 티노 세갈의 작품 '이것은 새롭다'로, 관객의 반응으로 완성되는 퍼포먼스 작품이다.
세갈의 작품을 지나면 1층 로비에는 멋진 분홍색 꽃 장식이 자리잡고 있다. 단순한 장식물로 지나치기 쉽지만, 네덜란드 작가 빌럼 데 로이의 작품 '부케 Ⅶ'이다.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분홍색 조화와 생화가 뒤섞인 이 작품은 가짜와 진짜가 모호하게 뒤섞이는 경계를 이야기한다.
갤러리 현대에서 개인전이 진행중인 새라 모리스의 영상 작품 '베이징'도 눈길을 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 베이징을 소재로 한 84분 길이의 작품으로, 베이징의 화려한 모습과 동시에 그 뒤에 숨은 도시 이면의 모습을 함께 담아낸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다큐 사진작가 미키 크라츠만의 사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접경의 모습을 담아냈다. 접경지대의 일상적인 모습을 찍은 사진이지만, 킬러가 쓰는 특수렌즈를 사용한 탓에 화면 속 상황은 마치 일촉즉발의 상황을 보는 등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폴란드 바르샤바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폴란드 커뮤니티가 형성된 미국 시카고에서 폴란드 이민자들의 모습을 담은 앨런 세큘라의 사진과 레바논 내전을 배경으로 한 레바논 작가 왈리드 라드의 영상, 2차 대전에서 패한 후 할복자살하는 일본 고위 군인의 모습을 담은 고이즈미 메이로의 영상, 평택 대추리를 소재로 한 노순택의 사진 작업 등은 역사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다.
2층 전시는 한국과 중국, 일본작가 연합인 '시징맨'의 작품으로 시작된다. 첸 사오시옹(중국)과 김홍석, 오자와 츠요시(일본)는 북경과 남경, 동경은 있지만 서경은 없다는데 착안해 서경(시징)이라는 가상의 도시를 만들고 그 도시의 이야기를 영상과 사진, 설치 등으로 들려준다.
프랑스와 레바논을 오가며 활동하는 지아드 안타르는 레바논의 감자 농장을 배경으로 다소 유머러스한 영상을, 올해 에르메스재단 미술상을 수상한 양아치는 비둘기에 빙의된 현숙씨를 주인공으로 한 '밝은 비둘기 현숙씨'의 정동 버전을 선보인다.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 2045년의 베를린을 배경으로, 서구인인 작가 라이너 가날이 직접 중국어로 칼 마르크스 동상을 향해 세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작품도 인상적이다.
경희궁 분관에서도 전시가 이어진다. 4대강 공사가 진행중인 이포보 현장과 유령 아파트단지, 폐쇄된 한강유람선 선착장 등을 돌아다니는 퍼포먼스를 열감지 카메라로 찍은 임민욱의 신작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영상 '프리미티브' 등 화제작들을 볼 수 있다.
시립미술관과 이웃한 이화여고 심슨기념관에서는 조덕현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출품작 중 서도호의 애니메이션 작품과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의 사진작업은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빌딩의 미디어캔버스에서 전시 기간 매주 월ㆍ수ㆍ금 상영된다. 전시는 11월17일까지 계속되며 입장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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