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경씨 두번째 개인전 '풀향기 머문 길' 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마음이 슬퍼질 때면 풀밭에 나가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가슴에 담고 오곤 했습니다. 조용히 흔들리는 풀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이 평안해졌어요. 그러다 보면 슬픔은 고요해져서 노래가 되고, 시가 되고, 그림이 됐습니다."
이연 이유경(56·남원중 교사)씨가 열고 있는 두번째 개인전'풀향기 머문 길'. 작가는 "지난 2년6개월간 키 작은 순박한 풀꽃들을 가슴에 안고 키 큰 슬픔을 사랑할 수 있었던 내가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양화를 전공했던 그가 한국화로 눈을 돌린 것은 차분한 자신의 정서와 잘 맞아서다. 글씨를 쓰면서 문인화에 빠져 서정적이면서도 선에 힘이 더해진 작품들을 내놓았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색이 선명하게 바뀐 풀꽃들로 소박하면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했다. 제비꽃, 구절초, 민들레 등 키 작은 꽃들의 아름다운 질서는 그의 그림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매력.
"작은 풀꽃이라도 세밀하게 그려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시간이 요구됩니다. 전통 채색화의 기법은 아니지만 색을 과감하게 써서 색이 과하게 들어간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마음이 놓였어요."
도록 대신 책 「풀향기 머문 길」을 출간한 그는 "그때 그때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간 글들을 내놓기가 부끄러웠다"고 했다. 보일듯 말듯 풀꽃 같은 웃음을 짓는 그는 생명의 홀씨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제5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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