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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민의 애환…수묵의 화폭에 담다

김학곤 개인전 '고향 가는 길' 교통아트센터

"이제 막 진안에서 출발했습니다. 다시 연락드리죠."

 

한국화가 김학곤씨(51)는 추석 명절을 보내고 이제 막 전주로 오는 길이었다. 전화 통화에서 만난 그의 목소리는 한결 여유롭게 느껴졌다. 전주 교동아트센터(대표 김완순)에서 26일까지 열리고 있는 김학곤 개인전 '고향 가는 길'은 수몰된 지역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흙냄새가 전해지는 듯한 고향의 향수가 수묵으로 표현됐다.

 

"내 고향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고향입니다. 한번쯤 고향이 그리워질 이 시기에 그려보고 싶었어요."

 

고향을 잃고 살아간다는 것은 뿌리 없이 부유하는 뜬구름 같은 일. 진안 용담댐 건설로 수몰민이 된 그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고향을 담아냈다.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흑염소가 풀을 뜯고 있는 한가로운 마을. 이 곳이 바로 우리의 고향이다.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또 누군가를 기다리는 고향 길은 언제나 추억으로 수런거린다. 이번 전시에선 고향 풍광을 조금 더 섬세하게 표현해 정겹고 포근한 고향 길로 안내한다.

 

수묵화의 맑은 붓놀림에 조금 더 환한 색감을 더해 자신만의 실경산수화를 표현해냈다. 화려한 듯하지만, 절제된 색감이 조화를 이뤄 옛 것에 대한 향수를 드러냈다.

 

"자연을 되도록 왜곡시키지 않고 그대로 느끼고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그 위에 내 정서나 세상살이의 이야기를 덧씌워 보는 것이지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심원법 역시 시원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감 따먹다가 떨어져서 다치기도 하고, 은행나무 밑에 노란 책갈피 넣고 하는 추억들이 내가 기억하는 고향입니다. 그런 그리운 풍경들이 때론 바쁜 일상의 속도를 늦춰주기도 합니다. 느긋한 걸음으로 마을 앞 강변을 거닐 듯, 제가 보았던 풍경 앞을 함께 걸어주신다면 더없는 영광이겠습니다."

 

원광대와 단국대 대학원을 졸업한 김씨는 진안미술협회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예원예술대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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