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초·중·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둘 중 하나는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은 상급학교로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국·영·수와 관련 프로그램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어 학생들의 학습과목이 너무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안민석 의원(민주당)이 '2007~2010년 상반기 전국 초·중·고등학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개설 현황'을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도내 방과후학교의 국·영·수 관련 프로그램은 전체의 49.4%에 달하고 있다. 이는 2007년 상반기 39%에 비하면 10%p 이상 증가한 것이다. 반면 2007년 상반기 34.9%에 달하던 음악 미술 체육 등 프로그램은 올해 상반기 24.4%로 10.5%p 감소했다.
학교급별 방과후학교 국·영·수 관련 프로그램 비중은 초등학교 40.4%, 중학교 45.7%, 고등학교 61.2%로 상급 학교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방과후학교의 국·영·수 프로그램의 비중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게 교육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글쓰기, 논술 등 이름만 달리해 국어 등의 문제집을 푸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는 방과후학교 대신 '방과후학원'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2009 교육과정 개편으로 인해 학교수업이 국·영·수 중심으로 몰리고 있는 와중에 방과후학교 마저 같은 양상을 보인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자율성·다양성·개방성을 통한 다양한 학습욕구 충족이라는 당초 취지를 크게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내 한 중학교 교사는 "정부가 펼치는 경쟁위주의 교육이 방과후학교의 학원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국·영·수 위주로 가다보니 학교에서 예체능 과목을 개설해도 학생과 학부모의 반대, 무관심에 직면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전교조 전북지부 관계자는 "전인교육을 해야 할 초등학교와 중학교마저 실제는 보충수업이 된 교과중심의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며 "초등학교는 교과 위주의 방과후학교를 지양하고, 중학교는 교과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방과후학교를 통해 공교육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사교육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의 역할을 장소만 바꿔 학교에서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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