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의 새롭고 발랄한 실험무대 '소리 오작교'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올해 처음 시도하는 '소리 오작교(五作交)'는 '10년 후 판소리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판소리를 중심에 두고 10명의 창작자들이 만나 5개의 작품을 만드는 새로운 창작인큐베이터. 칠월칠석 오작교가 견우와 직녀를 만나게 해주듯 소리축제가 창작자들간의 또는 장르간의 다리가 되어주는 프로젝트다. 5개의 작품이 공개되는 날짜도 5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무대는 소리축제가 '소리 오작교'의 기획 의도와 가장 가까운 팀이라고 소개한 '온고을 상상력-비비나루傳'. 정민영 백상웅 박태영 등 전북지역 젊은 예술가들로 구성됐다.
정민영은 전북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하고, 현재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비상임단원과 판소리퍼포먼스그룹 미친광대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리꾼. 박태영은 원광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사물놀이패 동남풍 단원으로 얼굴을 알렸으며, 현재 달이앙상블 대표를 맡고 있다. '비비나루傳'의 사설을 쓴 백상웅은 우석대 문예창작과 시절부터 문청들이 선망하는 상들을 휩쓸며 실력을 인정받아온 시인. 올 초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되며 '동화 쓰는 시인'이 되었다.
'비비나루傳'에서는 전주의 만경강 비비정 나루터를 중심으로 할아버지 뱃사공에서 아버지 뱃사공으로, 아버지 뱃사공에서 아들 뱃사공으로 전해져온 이야기들을 판소리로 풀어낸다. 판소리 장단과 전통음악의 가락들을 차용, 조선시대부터 일제시대, 6·25전쟁까지 전설 같은 이야기와 잊혀진 이야기들을 따뜻한 느낌으로 들려줄 예정. 판소리 장단 개념에서 벗어나 소리북과 장구, 젬베 연주가 브릿지 음악으로 흘러나오거나 베이스로 깔린다. 이들은 "우리 지역을 소재로 한 창작판소리가 시도는 많이 되고 있지만 1회성이나 행사용으로 그쳐 늘 아쉬웠다"며 "어차피 창작판소리라면 이 시대에 맞는 형식이나 새로운 가락들을 탄생시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방울 명창(1905∼1961)의 소리를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들어보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역시 전북 출신 애니메이터 전우진이 작업했다. 전우진은 2007년 애니메이션과 실사영상이 혼합된 하이브리드적 동영상이 중심이 된 뉴미디어아트 전시회를 선보여 이슈가 됐던 작가. 익산 출생으로 전북대 미술학과와 영상산업공학부를 졸업하고, 런던 킹스턴대학교에서 공부했다. 현재 전북대와 충북대에서 영상 및 애니메이션 제작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임방울 명창이 1950년대에 녹음한 '호남가'의 사설을 바탕으로 2D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Dreams from The Ancestor(조상이 남긴 꿈)'로 '2009 한국대중음악상' 크로스오버 부문에서 음반상과 연주상을 차지한 미연&박재천 듀오는 '소리 오작교'에서 'Dreams from The Ancestor Part2'를 선보인다. 한국음악의 세계화와 다양화를 가장 많이 고민해 온 미연&박재천 듀오의 아방가르드 프리뮤직과 따뜻한 울림을 가진 소리꾼 서명희 명창의 서정적인 판소리 보컬이 어우러진다.
올해 소리축제 로고송을 작곡한 김승진과 개막공연 '천년의 사랑여행'에 '도깨비'로 출연한 소리꾼 김봉영, 신나는극단 하늘나는오징어의 오미영 대표가 결합한 '날아라 에코맨'은 옥탑방 스레이트 지붕 아래서 살아가는 백수 이야기. 실업문제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
'투 사운드 퍼포먼스(Two Sound Performers)'는 '쏘울짬뽕'과 '이태원프로젝트' 등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리꾼 황애리와 한국인 부모를 둔 프랑스 교포 2세 세르 지미의 만남이다. 판소리 다섯바탕을 미니멀한 구성의 악기와 장비들로 새로운 퍼포먼스로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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