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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농촌수탈…치욕의 역사 되짚다

전주역사박물관 한일병합 100주년 특별전 '빼앗긴 봄, 빼앗긴 들' 12월 26일까지

(왼쪽부터)군상항, 토지대장, 농장알람 (desk@jjan.kr)

#1. 조선 최대의 곡창지대였던 호남평야는 일본인에게 매력적인 땅이었다. 일본인들은 값이 싸면서도 수리시설이 잘 갖춰진 토지부터 매입했다. 땅 3m²(1평)에 눈깔사탕 30개 정도의 가격이었으니, 그냥 빼앗긴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전북 농민 10명 중 7명은 소작농이었으며, 75~80%는 부채농가였다. 재주는 조선인이 부리고, 돈은 일본인이 챙겨간다는 말은 이때 생겨났다. 잔혹한 일본의 농지 수탈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왼쪽부터)백남신 농장, 삼례면 실측도, 피체기구 (desk@jjan.kr)

#2. 서대문 형무소는 일제 강점기 애국지사들의 한이 서린 민족수난의 현장이었다. 유관순을 비롯해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수감 돼 무자비한 고문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죄인을 호송할 때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한 용수체험을 비롯해 너무 좁아 갇혀 있으면 전신이 마비되는 벽관체험도 마련됐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여는 특별전 '빼앗긴 봄, 빼앗긴 들'. 20일 개막해 12월 2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일제 강점기 전북의 농지 수탈 현장을 문서와 사진을 통해 살펴보고, 각종 고문 체험으로 비극의 역사를 되짚는 자리다. 토지매매 계약서, 소작쟁의 문서, 일본인 농장의 설립 현황, 군산항 설계도 등 농지수탈 관련 자료 50여 점이 전시되며, 서대문형무소에서 사용됐던 고문기구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동희 관장은 "36년이란 식민지 시대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며, 일본의 식민통치는 더없이 강압적이었다"며 "한국과 일본의 올바른 관계 정립을 위해서도 우리가 철저한 역사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전북 농지수탈(1부)'과 '빼앗긴 봄, 형무소의 생활(2부)'으로 이뤄진다. 1부 전시는 전북의 농업 특성과 일본인들의 조선 진출 배경, 농장의 설립과 운영, 만경강 유역의 수리조합, 미곡 수탈을 위한 기반시설 조성, 소작인의 통제와 그들의 삶, 소작쟁의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일본이 근대화라는 명목으로 주도면밀하게 진행한 전군도로와 호남선·전라선의 철도 개설, 군산항의 축조 등을 통해 얼마나 많은 쌀을 착취했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2부 전시는 애국지사들이 고통 받은 현실을 엿볼 수 있도록 하는 체험형 전시다. 용수체험과 벽관체험을 비롯해 옥고를 치르고도 생존한 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육성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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