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보다 한층 더 좁아진 입시의 문을 통과하기 위해 학생들은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한 입시 제도 속에서 요즈음 입학 사정관제라는 용어가 주목받고 있다. 이 제도는 과거 1920년대에 미국 명문 사립대학들에서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입학 사정관제도가 나오게 된 이유는 단순히 높은 성적만이 아닌 그 학생의 잠재 능력, 예를 들어 리더십, 봉사성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취지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사회에서 이 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 되고 있다. 제시문 (가)에서 지적한 고려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고려대는 내신 위주로 선발한다는 입시 전형에서 내신이 1~2등급인 지방 학생들을 떨어뜨리고 내신 등급이 낮은 특수 목적 고등학교(이하 특목고) 학생들을 대거 선발하였다. 이 사건은 법원에서 고려대가 학생 측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로 일단락 되었지만, 입학 사정관제가 실제 부정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러한 입학 사정관 제도에 대해 제시문 (나)와 (다)는 서로 다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나)에서는 입학 사정관제가 점수 기계로 전락해버린 학생들의 개성과 창의성을 발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입학 사정관제가 현대 정보화 사회에 맞는 인재를 뽑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반해 (다)는 입학 사정관제가 가진 특성인 '재량권'과 '불투명성'으로 인해 대학의 입맛에 맞는 학생들만 뽑게 된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 예로 미국 사회에서 실시됐던 초기 입학 사정관제에서 이민자의 자녀들이 아닌 세련된 특권층의 자녀를 뽑았었던 실태를 제시했다.
하지만 (나)에서 제시된 것처럼 만약 이 제도가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릴시 사회에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욱더 유능한 인재를 뽑기 위해 사용된다는 입학 사정관 제도가 오히려 일반 고등학교 학생과 특목고 학생간의 사회적 불화를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 줄 세우기 식 학생 선발이 아닌 진정한 개인의 능력을 보고 학생을 뽑겠다는 입학 사정관 제도가 오히려 일반 고등학교와 특목고 간의 또 다른 줄 세우기를 하려 하는 것이다.
대학이 특목고 학생들을 선호하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관행이 앞으로 계속된다면 교육계의 건전한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진정한 교육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입학 사정관 제도가 모든 학생들에게 동등한 경쟁의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 대학은 전형 과정을 공개해 투명한 선발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입학 사정관 제도가 진정한 사회통합과 공공의 선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 성경훈(동암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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