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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인간애·인류평화로 채색된 휴먼테크노피아 세상

윤연승(임실고 1)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 그러나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욕망의 섬, 우리는 그곳을 유토피아라고 부른다. 헉슬리의「멋진 신세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나무」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발전된 과학기술의 나라, 즉 '테크노피아'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모든 일들을 기계가 대신하는 세상, 심지어 영구적인 인공심장을 달고 오래오래 살아가는 이 꿈같은 과학기술의 세계는 우리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환상적인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그 세계 인간들의 표정은 왠지 낯설다. 인간들은 점점 기계화되어 감정을 잃어가고, 자연사하는 사람의 수가 극히 드물어져 노인 안락사가 일반화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이것이 과연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테크노피아일까?

과학기술의 편리에 취해 자신의 개성과 가치관을 잃고 정해진 기계적 틀에서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사람들, 어쩌면 인간의 형상을 한 고철덩어리들이 사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영원히 죽지 않고 슬픔과 고통, 그리고 육체적, 정신적 노동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꿈꾸는 인간의 욕망과 과학기술이 합쳐진 인간성 말살의 세상은 유토피아라기보다는 암흑의 세계인 '디스토피아'에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디스토피아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하여 과학기술의 폐기까지 짚어 볼 필요는 없다. 과학기술의 폐해는 인간의 그릇된 욕망의 산물일 뿐, 과학기술 자체가 안고 있는 내재적 본성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을 통제하면 된다. 근원적 인간애와 인류 평화에 바탕을 둔 휴먼테크노피아의 창조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오토메일」과 같이 정교한 의수를 상용화시킬 수도 있고, 아프리카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하여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양질의 슈퍼옥수수를 개발하여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릴 수도 있다. 인간의 행복을 위해 과학기술이 이용될 때,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과 함께 과학기술이 발전해 갈 때, 우리는 그렇게 꿈꾸어왔던 이상세계 유토피아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윤연승(임실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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