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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육감, '혁신학교' 앞에 고개 숙였다

예고 없이 교육위 방문, 도의회와 소통 약속·예산부활 요청

13일 도의회 의장실에서 김호서 의장과 김승환 교육감이 혁신학교 예산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강민(lgm19740@jjan.kr)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자신의 핵심공약 앞에 머리를 숙였다. 도의회의 출석요구서를 받고도 이를 외면했던 김 교육감이 13일 오전 자발적으로 교육위원회를 찾았다. 교육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된 혁신학교 예산을 살리기 위해서다.

 

김 교육감의 이날 교육위 방문은 예고없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10일 김호서 도의회 의장을 방문한 데 이어 김춘진 민주당 도당위원장을 만나 예산협조를 구했으나 정당 소속이 없는 교육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 9명의 교육위원중 4명이 민주당 의원이며, 나머지 5명은 교육의원이다.

 

교육위원회는 당초 예정된 자신들만의 간담회 자리에 김호서 의장과 김 교육감이 나타나'호떡집에 불난듯' 어수선했다. 기자들의 출입을 막고 1시간 20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교육의원들은 그동안 교육감에게 담아두었던 속내를 거침없이 쏟아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학교 선정 절차의 문제, 공정성, 사전 내정설 등을 지적하며 예산을 살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 강했다. 위원들은 또 "교육은 실험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학교나 실험학교를 한 뒤 일반화 해야 한다"며, 잦은 계획 변경으로 공정성과 신뢰성이 실추됐다고 질타했다.

 

이같은 교육위원들의 지적에 대해 김 교육감은 "사전 예산 설명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등 소통이 부족한 점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교육의원들의 그간 소통부재 지적에 묵묵부답이었던 점에 비춰 이례적이다. 김 교육감은 여기서 나아가 "앞으로 추진하려는 정책사업이나 모든 교육협력 분야에서 사전 도의회와 충분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교육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육감의 정중한 요청과 소통 약속에 격앙됐던 의원들도 일단 감정적으로는 누그러졌으나 삭감한 예산을 살리는 데는 선뜻 동의하지 않았다. 교육감이 떠난 뒤 교육의원들간 2시간 30여분에 걸친 갑론을박 끝에 부분 수용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교육청에서 요구한 혁신학교 예산 16억5000만원의 50%를 반영할 수 있도록 예결위원장에게 전달하고 협조를 구하는 내용으로 정리됐다.

 

김 교육감은 결과적으로 이날 도의회를 방문해 자신의 핵심정책인 혁신학교를 살려내고, 교육위에서 삭감된 다른 몇몇 주요 예산도 교육위의 양해를 얻어 예결위원회를 찾아 부활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교육위원회도 향후 김 교육감으로부터 의회와 소통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교육감 길들이기' 의회 아니냐는 일부 눈총과 부담을 벗을 수 있게 됐다.

 

이와함께 도의회와 교육감간에 소모적인 신경전이 장기화 될 경우 전북교육의 후퇴와 교육수요자의 피해에 대해 양기관간 이해를 같이 하고 도민과 교육수요자를 위한 교육정책에 힘을 모으기로 한 점도 평가받을 만하다.

 

그럼에도 예산삭감을 앞두고서야 의회를 찾은 김 교육감의 행보나, 문제 예산이기 때문에 꼭 삭감해야 한다던 교육위원회가 교육감 방문 하나로 입장을 번복한 것은 두고 두고 비판받을 것 같다. 교육감의 경우 좀 더 일찍 의회와 소통을 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했고, 교육위원들 또한 외풍이 아닌 객관적 잣대로 당당하게 예산심사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을 소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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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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