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학력 모두 잡겠다는 교육목표 성공…학부모들 신뢰 쌓여
10.7대 1의 경쟁률. 어느 회사의 신입사원 모집이 아니다. 군산지역의 한 조그마한 시골학교인 회현중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타지에서 몰려든 학생들의 경쟁률이다. 원래는 이렇지 않았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지역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서도 열 중 두 세명은 '시내 중학교'로 빠져나가던 전형적인 농촌 학교였다.
반전은 2008년 9월 1일자로 자율학교 지정과 함께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시행돼 이항근 교장이 부임하고 동창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학교의 분위기가 점차 달라지자 회현중은 2010학년도부터 당초의 한 개 학급을 두 개 학급 60명으로 늘려 신입생 모집에 나섰다. 학구내인 회현초와 오봉초 졸업생에게 우선권을 주고 모자라는 부분은 외지 학생들로 채우는 방식이다.
첫해인 2010학년도의 경우에는 학구내 학생 28명을 제외한 32명에 대한 전국단위 모집에 98명이 응시해 3.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시된 2011학년도 입학전형에서는 학구내 학생 36명을 제외한 24명 모집에 무려 257명이 접수했다. 군산이 아닌 도내 타 시군에서도 17명이 지원했고, 서울 등 타 도에서도 6명이 응모했다. 특별한 홍보도 없이 입소문 만으로 얻어진 결과이다. 또 회현초와 오봉초 졸업생 36명을 분석해보니 절반 정도가 회현중 입학을 목적으로 사전에 전학온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 5, 6학년때 도시학교로 전학가던 옛날과 비교하면 뽕나무 밭이 바다가 된 격이다.
회현중이 이처럼 가고 싶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인성과 학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교육목표가 가시적으로 성공하면서 학부모들의 신뢰가 쌓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학교는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일반교과 수업을 하면서도 방과후 등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및 특성화 프로그램이 많다.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힘을 키우기 위한 특성화교과는 주당 2시간씩으로 1학년은 표현력과 발표력을 기르는 연극과 진로성장수업, 2학년은 독서토론과 함께 상상력수업을 한다. 또 3학년은 생태 UCC와 주제가 있는 영어회화 수업을 한다.
학생 3명 이상만 희망하면 과목을 개설할 만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많고 다양하다. 전원학교로 선정됐고 동창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월·화요일과 목·금요일, 토요일 3개 단위로 나눠 월·화는 지적영역인 영어, 일본어, 중국어, 바둑, 수학퀴즈 등을 하고, 목·금에는 즐거울 락(樂) 영역인 밴드나 가야금, 기타, 피아노 등을 하며, 토요일에는 목공이나 칠보공예 등 지역주민들과 함께 생태영역을 한다. 학생들은 3개 단위마다 한개씩 3가지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이항근 교장은 "시험과 관계없는 교과에 대한 아이들의 집중력이 대단하다. 또 아이들이 다른 학교에 비해 우리학교가 놀고 즐기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학업에도 더욱 열심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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