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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회 동계체전 '전북선수단 최고령 47세' 김진효 선수

"그저 달릴 뿐…" 쇼트트랙 질주본능

40대 후반의 의사가 취미로 스케이트를 탄지 3년만에 전국대회때 전북 대표로 출전해 20여 년 후배인 현역 국가대표들과 당당히 겨뤄 동메달을 따냈다면 과연 누가 믿을까.

 

하지만 실제 있었던 일이다.

 

주인공은 다음달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과 강원에서 열리는 제92회 동계체전때 다시 한번 메달을 따기위해 도전한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전북 선수는 171명으로 이중 최고령자는 김진효 선수(47세· 전주 유앤미외과 원장)다.

 

남원 성원고와 전북의대를 졸업한 그는 가끔 친구들과 축구를 즐길뿐 지금까지 정식 운동선수를 해본일이 없다.

 

지난 2008년 1월 스케이트 타는 아들을 보기위해 전주빙상경기장에 나간 것이 인연이 돼 자신도 취미로 매일 새벽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

 

새벽반 동호회인 '여명'에서 활동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김 원장에게는 탁월한 빙상 DNA가 숨겨져 있었던 모양이다.

 

넘어질까 무서워 빙판위에만 서면 벌벌떨던 사람이 불과 6개월만에 십여년씩 운동을 해온 사람을 제친 것이다.

 

마침내 그는 지난해 2월 창원에서 열린 제91회 동계체전에서 쇼트트랙 3000m계주 부문에 출전, 당당히 동메달을 따냈다.

 

서울, 경기, 강원은 국가대표급 선수가 즐비하고 최근들어 대구 등도 선수층이 두터워지면서 전북의 입상 가능성은 희박했으나 김진효 선수가 단단히 한몫하면서 메달을 따낸 것이다.

 

그는 개인종목 500m에도 출전, 엘리트 선수 출신 20대 전문 선수들과 겨룬 일화도 있다.

 

경쟁 자체가 안됐지만 안현수, 성시백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공식 대회에서 자웅을 겨룬 것이다.

 

올해에도 김 선수는 당당히 전북 선수로 뽑혀 동계체전이 임박한 요즘 맹훈을 거듭하고 있다.

 

설 연휴때도 차례를 지내거나 집안 어른을 찾아뵙는 것 정도만 빼놓고는 모든 일정을 생략, 막바지 코너링 연습에 몰두할 생각이다.

 

그는 숏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경기의 경우 51초대에 골인하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일반인중 선수 소리를 듣는 사람이 한바퀴(111.12m) 도는데 13∼14초대나 그는 이를 10초3에 끊는다.

 

165cm의 작은 키에 60kg을 유지, 회전 반경이 짧은게 장점이라는게 평가다.

 

김진효 선수는 "스피드 자체를 즐기면서 질주 본능을 발견하곤 한다"며 "겉보기엔 시원하게 미끄러지는 것 같아도 100m 달리기보다 훨씬 숨이차다"고 귀띔했다.

 

훈련량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스피드가 좌우되기 때문에 대회가 임박한 요즘엔 막판 스퍼트를 하고있다.

 

일반인으로선 기적같은 일이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10년만 젊어도 국가대표 한번 하고싶다"는 맘이 들지만 다 쓸대없는 생각으로 치부하곤 한다.

 

"국가대표는 못해도 전국대회 개인종목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는 김진효 원장에게 진짜 꿈이 무엇인가를 묻자 전혀 생각지 않은 답변이 되돌아왔다.

 

"스케이팅은 그냥 즐기는 거구요, 어려운 분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은게 진짜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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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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