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한국수자원공사 전북본부장)
만약 용담댐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이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지역경제는 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1급수의 용담댐 물로 고산정수장에서 하루 약 40만㎥의 생활용수를 전주, 익산, 군산, 완주 등 백만명 이상의 지역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 사업도 용담댐이 없다면 추진하기 어렵다. 새만금 지역의 먹는 물도 용담댐 물 이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원래 전북지역은 물 상황이 좋지 않다. 만경강과 동진강이 있어 국내 최대의 곡창지대를 적셔내고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해야 하지만 물이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수질 또한 형편없다. 그래서 금강에서 용담댐, 섬진강에서 섬진강댐을 만든 후 터널을 통해 물길을 서쪽으로 돌려 물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 대목에선 1980년대부터 용담댐을 계획하고 건설한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물론 전북지역 각계 지도자들의 예지력과 실천력 그리고 적극 협력한 도민들의 상부상조 정신은 정말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 왜냐하면 영남지역은 아직까지도 깨끗한 취수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대구 및 울산시에서는 보다 깨끗한 물을 시민들에게 공급하고자 3급수인 낙동강 물 대신에 남강댐 등 상류의 물을 가져가고자 하나 상류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영남지역 3대 광역시가 모두 먹는 물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는데 반해 전북지역은 물에 관한한 행복 그 이상이다.
용담댐은 물 공급 뿐 아니라 수력발전을 통해 연간 210백만kwh의 무공해 전력을 생산하고 홍수기에는 홍수 피해 예방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여름 진안군에 이틀 동안 328.5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을 때 용담댐은 2.8억㎥의 홍수유입량을 전량 저류, 한방울의 물도 하류로 내려 보내지 않음으로써 무주·진안, 충남 금산 등 하류지역의 홍수피해를 방지하였다.
여기까지가 용담댐의 현재 가치라면 창의력을 동원하여 미래 가치를 찾아보자.
첫째 수상태양광 사업을 들 수 있다. 용담댐의 일정 수면위에 수상태양광을 건설하여 그린에너지를 얻고 햇볕을 차단하여 조류 번식을 막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정부는 2012년부터 신재생 에너지를 의무 공급해야하는 RPS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수상 태양광은 육상 태양광보다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성도 더욱 높다.
둘째 용담댐 심층수의 온도차를 이용하여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 용담댐의 심층수는 여름철 대기온도와 15도 이상 차이가 발생하여 이를 전력을 대체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서울 잠실 제2 롯데월드가 수온차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산정수장도 용담댐 원수를 여름철 냉방용으로 이용하는 간이식 수온차 냉방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셋째 만경강 살리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새만금 사업의 성공 열쇠 중 하나가 수질문제인데 해결 방안은 오염원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맑은 물을 많이 흐르게 해야 한다. 만경강 상류인 고산천의 맑은 물은 상당 부분이 용담댐 물인데 문제는 이 물이 만경강 하류로 자유롭게 흐르지 못하고 보에 막혀 농업용수로 흐른다는 것이다. 관계부처간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용담댐 주변을 생태환경, 생태관광, 문화레저를 접목시킨 녹색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 미래 가치는 지역이름처럼 '무·진·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미래에 용담댐 수면위에 태양광이 설치되고 용담댐 물이 수온차 냉난방으로 활용이 되며 만경강 수질을 맑게 함은 물론 현재에도 아름다운 용담댐 주변지역이 생태적으로 건강하여 농업, 관광, 의료, 휴식공간으로 탈바꿈됨으로써 명품 수변지역으로의 화려한 변신을 기대해 본다.
/ 이경수 (한국수자원공사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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