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제 의도
근대화, 곧 산업화를 추진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던 지구상의 여러 나라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있다. 변화와 진보의 빠른 속도로 인해 안정감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기술 문명의 발달은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었지만, 이제 그 폐단이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다. 산업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간 존재는 기계화로 인해 소외당하고, 산업화로 인한 자연 파괴와 환경 오염은 인간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다. 과학 기술이 인간에게 미래의 행복을 보장해줄 수 있다는 희망도 무너지고 있다. 사람들은 근대화가 발전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 조금씩 깨닫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미래를 향했던 시선을 되돌아보며 전통 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제시문 (가)에서 제레미 리프킨은 유전공학(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소비자의 선택에 따른 우생 인간을 창조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제시문 (나)에서 제레미 리프킨은 유전공학은 우생학적 개량을 위한 수단이 되나, 사람들은 이 유전공학의 사회적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제시문 (다)에서 과학자는 엔지니어로 변질되어 결점이나 에러가 없는 완전한 인간을 열망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제시문 (라)에서 울리히 벡은 칸트의 명제를 빌려 ' 사회적 합리성 없는 과학적 합리성은 공허하고, 과학적 합리성 없는 사회적 합리성은 맹목적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의 과학-기술이 풍요사회(산업사회)를 만들었지만, 산업사회가 가져올 위험사회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 심사평
논술은 주장에 따른 근거와 이유의 제시이다.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요약이다. 요약은 '해석과 정리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가) ~ (다)를 통해 유전공학의 현실을 먼저 요약하기를 요구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기 자신의 '해석과 정리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유전공학은 이제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고 우생인간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면 되는데 과도하게 설명하고 있다.
논술과 수필, 설명문의 차이가 여기에서 발생한다. 요약하기로 자신의 '지식의 힘'을 내세우기를 원하는 것이 논술이고,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을 하면 설명문이 되며, 자신의 감정이 실리면 수필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수필과 설명문을 쓴 점은 논술문의 형식적 특성을 잘 알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실수임을 알게 되었다.
특히 (라)의 사회적, 과학적 측면에서 (가), (나), (다)를 평가하라고 하였을 때 대부분의 우수작에서 과학적 측면에서는 인정이 되나, 사회적 측면에서 옳지 않음을 이야기 하였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부분이 "유전공학이 가져올 긍정적, 부정적 측면에 대하여 논하시오"다. 이 부분에서 학생들은 대부분 긍정과 부정을 이어서 설명하고 있다. 논술문은 자기주장에 대한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는 글이다. 긍정적, 부정적 측면에 대해 논술하라는 것은 두 측면 중에서 하나를 정해서 거기에 따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만족시키는 답안이 거의 없었다. 형식적 측면에서 제대로 학습이 되지 못한 부분이어서 아쉽다. 2011 학년도에는 이러한 형식적 측면에서의 완성도가 높아진 대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임창범(고산고 교사), 전을석(전북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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