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경제칼럼] 첨단 소재 산업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정원용 (KIST 전북분원장)

 

우리나라의 제조업 수출에서 반도체, 컴퓨터, 이동통신 단말기 등 전자·정보통신 및 정밀기계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 분야의 수출 규모가 커질수록 관련 소재의 수입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새롭게 생겨나는 첨단 소재 수요를 국내 기업이 충족시키지 못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정부 및 산업계는 첨단 소재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지금까지도 이러한 문제점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첨단 소재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산업 구조적 문제들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첨단 소재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산업 구조적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첨단소재는 단일 품목들의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장치산업의 특성이 강해 상대적으로 많은 설비투자를 필요로 한다. 그 결과 국내 기업들은 제한된 국내 시장 수요만으로는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에, 원가 측면에서 볼 때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 기업 제품에 비해 경쟁력을 지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첨단 소재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유지하지 않고는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없다. 이러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뒤따라야 하지만 첨단 소재의 경우 사업화 초기에는 그 수요가 미미하여 기업들로 하여금 신규 사업에서의 경제성 확보를 어렵게 하고, 사업 참여를 포기하게 만든다.

 

셋째, 국내 완제품 생산기업들은 기술력이 취약한 국산 소재보다는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 외국 기업의 소재를 선호하고 있다. 정보통신 등을 비롯한 첨단 산업 제품의 품질은 관련 소재의 품질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외국 기업 소재 선호 경향은 국내 시장을 더욱 좁게 만들어 국내 기업들이 어렵게 산업에 참여하더라도 판로를 확보하는 데 상당한 애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첨단 소재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전략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선 국내 기업들이 첨단 소재 산업을 매력적으로 인식하여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업을 통해서 기업들이 높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면 기업들의 첨단소재 사업화에 대한 태도는 달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기업들은 투자 수익률이 높은 사업에 대해서는 비록 사업화에 따른 난관이 있다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극복하고 시장에 뛰어드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첨단 소재를 제조할 수 있는 응용기술 또한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전략의 실행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먼저 신속하고 미래지향적인 연구방향을 확정해야 한다. 연구 분야별로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을 아우르는 종합적 성격의 전략팀 및 국내·외의 각 분야별 전문가 집단을 구성한 후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연구 분야에 대한 정보 수집과 연구방향의 결정, 그리고 이에 대한 연구·개발 및 생산에 대한 신속한 분석을 기초로 최고 수준의 연구 결과를 창출해 낼 필요성이 있다.

 

또한 시장의 수요 분석에 근거한 연구과제의 전략적 추진이 필요하다. 연구과제의 선정은 관련 산업과 세계 시장의 수요를 기초로 하여 결정하고, 적기에 신제품을 시장에 출하시킬 수 있도록 연구과제의 시작과 종료, 사업화 시기는 시장 수요의 변화에 대한 예측을 토대로 해야 할 것이다.

 

첨단 소재의 개발은 한국 완제품 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 뿐만 아니라 한국 주력 수출 상품의 이윤 증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정원용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몸담은 이후 금속공정연구센터장과 한·중 신소재 공동연구센터장·나노정보소재합성기술개발사업단장 등을 맡았으며, 한국자기학회 부회장·조달청 원자재시장 분석위원회 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 정원용 (KIST 전북분원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안성덕 시인의 ‘풍경’] 모래톱이 자라는 달

전북현대[CHAMP10N DAY] ④미리보는 전북현대 클럽 뮤지엄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