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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자선, 의무(義務)인가, 선의(善意)인가.

지난해 10월 27일 예년보다 일찍 추위가 찾아오자 행복한 가게 회원들과 전주역 직원들이 사랑탄은행 3호점(전주 교동 군경묘지)에서 저소득층에게 전달할 연탄을 나르고 있다. (desk@jjan.kr)

〈자료 1〉 합의를 넘어서는 의무

 

인간을 서사적 존재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의무에 대한 자유주의의 설명은 너무 빈약하다. 시민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특별한 책임을 언급하지 않는다. 나아가 우리를 가족, 국가, 민족의 구성원이자 그 역사를 떠안은 사람, 이 공화국의 시민으로 이해하려면 충직과 책임이라는 도덕적 힘에 의지해 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자유주의의 설명은 그러한 충직과 책임을 언급하지 않는다. 서사적 관점으로 보자면, 그러한 정체성은 도덕과 정의를 고민할 때 배제해야 하는 우연적 요소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 모습의 일부이며, 거기에는 당연히 도덕적 책임도 따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인간을 자발적 존재로 볼 것인가, 서사적 존재로 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한 가지 방법은 사회계약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세 번째 범주의 의무를 인정하는가를 묻는 것이다. 그 의무를 연대 의무 또는 소속 의무라고 말해두자. 자연적 의무와 달리 연대 의무는 보편적이지 않고 특수하다. 그 의무에는 우리가 떠안아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 이 책임은 상대를 이성적 존재가 아닌 역사를 공유하는 존재로 인식한다. 그러나 자발적 의무와 달리 합의에 좌우되지 않는다. 이 책임에 담긴 도덕의 무게는 소속된 자아라는 도덕적 고민에서, 그리고 내 삶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포함된다는 인식에서 나온다.

 

- 마이클 샐던 〈정의란 무엇인가〉

 

〈자료 2〉 차마 남에게 모질게 하지 못하는 마음

 

사람은 모두 남에게 차마 모질게 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령 지금 어떤 사람이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면 깜짝 놀라고 측은한 마음이 생길 것이다. (이러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그 어린아이의 부모와 사귀려고 하기 때문이 아니며 마을 사람이나 친구들로부터 칭찬을 듣기 위해서도 아니며, (반대로 어린아이를 구해주지 않았다는) 비난을 싫어해서도 아니다.

 

이로써 미루어볼진대 측은해 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 측은해하는 마음은 인(仁)의 싹이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의(義)의 싹이며, 사양하는 마음은 예(禮)의 싹이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은 지(知)의 싹이다. 사람에게 이 네 가지 싹이 있음은 마치 사람에게 사지가 있는 것과 같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이 장(章)은 맹자의 성선설이 표명된 구절입니다. 성선설의 요지는 모든 사람은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우물에 빠지는 어린아이의 예를 들고 있다. - 신영복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

 

〈자료 3〉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 의하면 동일한 금액(예컨대 백만 원)이 이미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큰돈이 아니지만, 거의 가진 것이 없는 사람에게는 엄청나게 큰돈일 수 있다. 400명의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전 세계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약 23억 명)보다 더 많은 부를 누리고 있는 세상에서, 그리고 10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천원도 안 되는 돈으로 하루를 연명해나가는 세상에서, 한계효용 체감 원리는 우리가 이 세상의 자원을 보다 평등하게 분배하는 쪽으로 노력해야 할 충분한 이유를 제공해 준다.

 

- 대한교과서 〈독서와 문법〉 269쪽

 

〈자료 4〉 10월 한파 녹인 사랑의 연탄 배달

 

기온이 뚝 떨어진 27일 행복한 가게 회원들과 전주역 직원들이 사랑탄은행 3호점(전주 교동 군경묘지)에서 저소득계층에게 전달할 연탄을 나르고 있다. "잊지 않고 매년 찾아와줘 고맙지, 따뜻한 차라도 한잔 주고 싶은 데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야."

 

'사랑의 연탄'이 올 들어 처음으로 불우이웃들에게 배달됐다. 27일 오후 빨래장갑을 낀 사람들이 전주시 교동 군경묘지 버스 종점으로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이날 전주 최저기온이 영하 1.6도를 기록할 만큼, 때 이른 '10월 한파'가 기승을 부렸지만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추위도 잊은 채 리어카에 연탄을 싣고 있었다. 전주 행복한 가게(회장 김남규)가 올 들어 처음으로 '사랑탄은행 3호점(전주시 교동)'에서 사랑의 연탄배달 행사를 진행했다. 행복한 가게 자원봉사자 20여명과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 전주관리역 직원 20명이 이날 참여, 소외계층 가정 10가구에게 각각 연탄 200장씩 모두 2000장을 배달했다.

 

사랑의 연탄을 받은 신기준씨(75·전주시 교동)는 "2008년부터 연탄을 배달해 주고 있는 고마운 사람들이다"면서 "연탄을 공짜로 받아서 좋은 것이 아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 늙은이를 잊지 않고 찾아와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끝을 흐렸다.

 

재활용품이나 생활용품을 판매한 이익금으로 지난 2005년부터 지역 불우이웃들에게 연탄을 지원하고 있는 행복한 가게는 차가운 바람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자 '2010년 사랑의 연탄배달'을 서둘러 시작했다. 김남규 회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매년 진행하고 있다"면서 "물질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마음을 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신동석(전북일보 sds4968@jjan.kr)

 

■ 논제

 

1. 논술 논제

 

사람들이 자선활동을 하는 태도에 대해 〈자료 1, 2, 3, 4〉은 두 가지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이 두 태도에 대해 각각 설명하고, 이를 근거로 자선활동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2. 면접 논제

 

자선활동은 인간의 선한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온 행동으로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덕적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하는 것인지를 설명하시오.

 

■ 쟁점 자료 비판적 읽기

 

〈자료 1〉

 

인간은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시민으로서 떠안아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 그것이 연대 의무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이 자신과 역사를 함께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도덕적인 고민과 책임의식에서 나온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연대책임을 이행하는 것이다.

 

〈자료 2〉

 

사람에게는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도우려는 선한 마음이 있다. 아무 연관도 없는 아이를 아무 대가나 이익도 바라지 않고, 비난을 두려워해서도 아니고, 오직 구하려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서 아이를 구하려 한다. 자선활동은 남을 측은해 하는 이러한 인간의 선한 본성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자료 3〉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란 소비하는 (또는 획득하는)재화의 단위가 많아지면, 그 단위를 얻음으로써 발생하는 만족감의 크기는 점차 줄어든다는 것이다. 많이 가진 사람에게는 적은 돈이지만 없는 사람에게는 큰돈일 수 있다. 따라서 더 이상 만족감을 얻을 수 없는 돈을 평등하게 분배하는 쪽으로 노력해야 한다.

 

〈자료 4〉

 

대가 없이 자신의 돈을 들여 저소득 계층 이웃에게 연탄을 전달하여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이 있다. 혜택을 받는 사람은 차 한잔 줄 수 없는 형편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만 표현하지만, 아무 대가 없이 선한 마음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물질과 함께 사랑의 온기를 주고 있다.

 

■ 쟁점 파악하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남과의 관계 속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시민으로서 남의 불행을 위로하고 함께 해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연대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자선활동은 스스로 자발적 의지에 의해서 하는 행동이다. 자선활동은 대가를 바라거나 이익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남에게 베푼 행동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고, 자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선한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온 행동으로 자선활동을 해야 한다.

 

■ 쟁점 확대하기

 

1. 자선활동은 도덕적 의무에 의한 활동이다.

 

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는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나. 잘 산다는 것은 남이 있어서 잘 산다는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의 재화를 끌어당겨 부를 창출한다. 결국 남이 있어서 만들어진 부를 사회에 환원하거나 불우한 이웃을 위해 부를 분배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 할 수 있다.

 

다.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부유한 사람은 그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독일의 경우 부자가 세금을 더 내자고 주장한다.

 

라. 사회가 건전하고 바르게 운영되기를 바란다.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자 권리다. 자신부터 이런 사회가 운영되는 데 기여해야 할 의무가 있다.

 

2. 자선활동은 인간의 선의에 의한 행위이다.

 

가. 사람에게는 남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느끼는 선한 마음이 있다. 이웃의 불행을 보면 마음아파하고 이웃의 행복을 보면 함께 즐거워한다. 기쁨을 함께 하면 두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한다.

 

나. 선한 마음에서 나오는 자선은 남에게 감동을 주고, 그 사람은 또다른 사람에게 자선을 베푸는 자선활동을 한다.

 

다. 내게 아무 이득이나 대가가 없어도 자신의 목숨을 걸고 남을 위해 헌신하는 이태석 신부, 쉰들러리스트, 김수현 같은 사람이 있다. 자선활동은 이익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행동이라서 인간의 순수하고 선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라. 선한 행동이 남들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 선행을 베푼 사람에게도 큰 만족감과 행복감으로 돌아온다.

 

■ 기출문제

 

1. 논술

 

2011학년도 서울대 수시

 

우리 시대에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간에 다양한 관심이 발생하며 이에 따라 여러 관계들이 형성된다. 관심의 유형과 표출방식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점을 유념하여 제시문 (가)의 내용을 토대로 제시문 (나), (다), (라)에 나타난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하여 논하시오.

 

2009학년도 고려대 정시 논술문제

 

제시문 (마)의 조건 1에 언급된 선호에 따른 행위는 도덕적으로 요구되는 행위인 반면 예방접종을 받으면 장티프스를 피할 수 있는 먼나라의 아이가 있음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그 아이를 돕지 않는 행위는 도덕성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다. 제시문 (마)에 주어진 최소한의 도덕성과 합리성의 조건들을 근거로 하여 이 주장을 비판적으로 논하시오.

 

2. 면접

 

2008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면접문제

 

1.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개인기부자의 비율이 낮고, 기부활동이 연말에 집중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2. 종교기관의 성직자에 의한 자선구호활동과 사회복지기관의 사회복지사에 의한 사회복지 활동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3. 최근 국제(해외)자원봉사활동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은데 꼭 해외에 가서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가' 와 같은 내용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국제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그 의견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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