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경제칼럼] 진정한 '강소·장수기업' 육성 실현

장길호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장)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길 원한다. 초저녁 전주천변을 뛰는 사람들, 무병장수 하려면 카페인 담배 술은 피하고, 소식하며 비타민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기업 또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무병장수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어디일까! 이웃나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콩고구미(金剛組)라는 종합건축회사로 기업의 나이가 무려 1433살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일본에는 가업승계를 통해 100년 이상된 장수기업이 5만개에 이르고 있으며, 독일 또한 세계시장의 6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 중소기업만 500여개에 달하고 있는 것은 이들 국가의 국민들이 가업을 이어받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으며 정부 또한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서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3년전 우리나라 가업승계 관련법안 개정 건의를 위한 선진국 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방문했던 독일의 상속세법을, 최근 청와대가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때 상속세를 대폭 경감하는 독일식 세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발표에 (독일식 상속세란 가업승계 후 5~7년간 종업원 연평균 임금을 80~100% 유지하면 상속세를 85~100% 감면해 주는 방식) 대해 필자는 물론, 중소기업계에서는 1세대 기업인들이 이룩한 기술과 경영노하우, 기업가 정신의 안정적 승계를 통해 100년 이상의 장수기업으로 거듭 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가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사회의 부정적 인식과 과중한 상속·증여세가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계주 경기에서 바통 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레이스에서 실패하듯이, 가업승계가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경쟁력이 약화돼 결국 단명하고 말 것이다.

 

우리도 일본과 같이 가업승계에 대한 기본 시각을 '중소기업이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글로벌 명문 장수 스타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가업을 성공적으로 승계할 수 있는 국가적인 지원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가업승계는 제2의 창업이다. 현재 창업에 대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자금 및 세제지원을 하는 것처럼 가업승계도 창업에 준하는 수준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원활화를 위해서는 상속세 인하는 물론, 주식평가 방법 개선, 상속요건 완화 등의 요건들이 조속히 실행되기를 바란다.

 

또한 중소기업의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막는 걸림돌은 과도한 상속세 부담만이 아니다.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해 창업 1세대와 2세대 간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 얼마 전 1·2세대간 설문 조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업무외 소통'은 65%이지만 '함께 문화활동'은 24%로 실제 세대간에 마음을 전하는 대화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1·2세대 상호간 기업경영의 핵심을 신뢰·교감할 수 있도록 하는 가교역할이 필요하며, 이러한 의미에서 기존의 '가업승계지원센터'등의 역할을 강화하고 컨설팅 및 교육의 장이 더욱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21C 글로벌 경쟁시대의 최대 경영 화두의 하나는 '지속 가능한 경영'이다.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가업승계가 항상 저변에 깔려 있다. 이런 면에서 가업승계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가업승계 프렌들리'를 실천하는 길이며, 향후 우리 전북도의 강소·장수기업 확대에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이는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전북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장길호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안성덕 시인의 ‘풍경’] 모래톱이 자라는 달

전북현대[CHAMP10N DAY] ④미리보는 전북현대 클럽 뮤지엄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