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쟁점 자료
〈자료 1〉 인격을 수양한 사람만이 정치를 할 수 있다.
「성학집요(聖學輯要)」는 율곡이 선조 8년(1575)에 왕에게 올린 책으로 왕의 지도력인 제왕학을 다루고 있다. 율곡은 성학(聖學)이란 성현의 학문이고, 자신을 수양한 후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을 핵심으로 하고 있으며, 그것이 '왕도(王道)'라고 설명하였다. "왕의 정치는 민력(民曆)을 늦추어주고 민산(民産)을 후하게 해주어서 백성들이 하늘로 삼는 '먹을 것'이 풍족하여, 그 본연의 마음을 보존하게 할 뿐"이라는 「성학집요(聖學輯要)」구절을 통해, 율곡은 왕도 정치의 궁극적 목적은 백성을 먹여 살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성리학적 정치관에서 백성의 삶을 보장하는 양민(養民) 내지 생민(生民)의 문제와 백성의 정신적·윤리적 가치 질서를 확립하는 교민(敎民)의 문제 사이에는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유교의 경제관이 "덕자본야 재자말야(德者本也 財者末也)"라 하여 도덕을 근본으로 보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하찮게 보는 것 같지만, 이것은 결코 그렇게 간단한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이 말의 진의는 도덕과 경제라는 본(本)과 말(末)이 모두 충족된 상태를 이상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율곡은 '백성을 먹인 후에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국부의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조선은 농업경제에 기초를 두고 있는 국가로 농촌이 황폐해진다면 존립할 수 없다고 볼 때, 농촌 경제의 위기는 곧 국가 경제의 위기였다. 이러한 어지러운 시대 상활 속에서 율곡은 유교의 이상 정치를 현실 속에 실현시키고자 개혁정책을 강구하였다. 그리고 개혁의 성공을 위해 무엇보다 위정자의 역할을 강조했던 것이다.
율곡은 당시의 사회문제가 성리학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위정자인 훈구 세력의 사리사욕 때문에 성리학의 이상이 실현되지 못한 결과로 이해하였다. 즉 민중이 겪는 고통의 원인을 성리학적 소양이 부족한 인재를 등용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따라서 율곡은 인재 등용의 기준으로 '수기(修己)'를 강조하였다. 「대학(大學)」에 나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수기'가 곧 정치의 근본이다. 율곡은 '수기'가 '위정'으로 실천되어 백성을 위한 선정으로 확대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렇다면 '위정'에 있어 현명한 사람을 등용하는 '용현(用賢)'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는 결국 소인(小人)이 아닌 군자(君子), 즉 '수신(修身)'이나 '수기(修己)'를 바탕으로 세상을 통치하는 유교의 기본 덕목인 '수기치인(修己治人)'에 충실한 사람, 곧 인격에 흠결이 없는 도덕적 인간을 가리킨다.
- 최양진 〈철학으로 만나는 우리역사〉
〈자료 2〉 군주의 행동은 결과만이 중요하다.
여우의 기질을 가장 잘 구사한 군주가 가장 큰 번영을 누린 군주라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여우의 기술을 교묘하게 분장할 줄 알아야 하며, 이것은 절대로 필요하다. 위장의 기술도 완전히 터득하여야만 한다. 더구나 인간이란 극히 단순하기 때문에 목적의 필요성에 의해서 움직여지기 쉽다. 그래서 속이려 들면 얼마든지 속게 마련이다. 최근의 실례 가운데 묵과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교황 알렉산더 6세는 사람을 속이는 일만을 생각해 왔는데, 그 기회 포착과 수법은 무궁무진했다. 이 교황만큼 실제로 활약을, 그것도 맹세로서 자기의 언약을 뒷받침하면서도 자기의 약속을 도외시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속임수가 거침없었던 것을 보면 그만큼 이 방면에서 도통한 사람도 드문 것 같다. 요컨대 군주는 이미 말한 바 있는 인간의 여러 가지 장점을 모두 갖출 필요는 없다손 치더라도,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일 필요는 있는 것이다. 아니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좋은 성품들을 갖추고 이 성품들을 행동으로써 지킨다면 그것은 도리어 해로운 일이다. 다만 이런 성품들을 존중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일이 유익한 것이다. 즉 자비심이 많다든가, 신의가 두텁다든가, 인정이 있다든가 표리부동하지 않다든가, 경건하다고 믿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이런 성품과는 전혀 반대의 자세도 취할 수 있어야 하며, 도 그럴 수 있다는 자신을 평소부터 갖고 있어야만 한다.
무릇 군주라 함은, 특히 새 군주인 경우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의도 저버릴 줄 알아야 하며, 자비심을 버리고 인간미를 잃고 반종교적인 행동도 때때로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 두어야 하겠다. 즉, 대중에게 선한 인간으로만 통하려고 생각한다면 이는 잘못된 일이다. 따라서 군주는 운명의 변화, 사태의 변천에 따라 자유자재로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 또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될 수 있으면 선(善)의 길에서도 멀어지지 말아야 하겠지만, 필요할 때는 악의 길에도 서슴지 않고 발을 들여놓을 줄 알아야 하겠다. 그러기 때문에 군주는 바로 앞에서 말한 다섯 가지 기질에 어긋나는 언행은 단연 삼가야 한다. 그래서 군주는 사람들을 인견(引見)하여 대화를 나눌 때 그들이 군주를 어디까지나 성실하고, 신의가 두텁고, 언동이 일치하고, 인정이 많고, 종교심에 가득 찬 인물이라고 생각하도록 마음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중에서도 신심이 두터운 것으로 생각하게 한다는 것은 지극히 중요하다.
사람들은 대체로 당신을 속속들이 알기보다는 겉으로 나타난 외관만으로 당신을 판단하는 법이다. 눈으로 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하지만, 손으로 만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겉으로만 당신을 볼 뿐 실제로 당신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거기에다 이 소수의 사람들도 군주의 권력이 뒷받침하는 다수의 여론을 반대하지는 못한다. 더구나 재판소가 환문(喚問)할 수 없는 사람들의 행위, 특히 군주의 행동에 관해서는 결과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군주는 어쨌든 전쟁에 이기고 나라를 유지하는 것이 제일이다. 그러면 그의 수단은 누구에게나 훌륭한 것으로 칭송받은 것이다. 대중은 언제나 외관만으로, 그리고 결과만으로 평가하게 마련이며 이 세상은 이들 속된 대중소수는 다수가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모를 때에 한해서 설득력을 가질 뿐이다.
- 마키아벨리 〈군주론〉
〈자료 3〉
이런 생각을 해보자. 내가 셰익스피어를 읽었다. 그로부터 어떤 사상이나 예술관을 얻게 되었다. 그것을 지금 가지고 있는 정(正 Thesis)의 위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가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게 되었다. 괴테와 셰익스피어 사이에는 서로 어긋나고 반대되는 점이 있었다. 괴테는 어떤 면에서 셰익스피어에 대한 반(反Antitthesis)의 위상에 속하는 것이 있었다. 나는 셰익스피어와 괴테를 대립시켜보면서 더 높은 제 3의 사상이나 예술관을 갖게 된다. 그것은 정(正)과 반(反)의 합(合Synthesis)의 위치로 올라가는 것이다. 만일 셰익스피어와 괴테가 같은 내용이었다면, 즉 반이 없었다면 양적으로 더 많은 지식은 얻을 수 있으나 질적으로 더 높은 것은 탄생되지 못한다.
그 다음에 다시 토스토예프스키를 읽었다고 하자. 그때는 합의위치의 지식이 정이 되고 도스토예프스키가 반의 자리를 자치해, 또 하나의 높은 차원의 사상과 예술관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되어서 인식과 지식이 성장·발전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그런 견해를 변증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김형석〈서양철학사 100장면〉
■ 논제
1. 논술 논제
〈자료 1〉과 〈자료 2〉는 리더로서 자질을 논한 것이다.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자료 3〉의 논리를 이용해서 논술하시오.
2. 면접 논제
- 사회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서 도덕성과 능력을 이야기할 때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가.
-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서 도덕성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시오.
-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서 도덕성보다 능력이 더 우선시 된다면 왜 그런지 설명하시오.
■ 쟁점 자료 비판적 읽기
〈자료 1〉
어지러운 현실을 바로잡으려면 개혁이 필요하고,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정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위정자가 사리사욕을 채우는 상황이라면 민중은 고통을 겪는다. 위정자를 등용하는 기준은 무엇보다 '수기(修己)'가 중요하다. 위정자는 유교적 기본 덕목인 '수기치인(修己治人)'에 충실한 사람 즉 인격에 흠결이 없는 도덕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지도자는 도덕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기치인(修己治人)-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은 후 남을 다스림. 수기(修己)는 끊임없는 인의 실천을 통해 자아를 완성하는 것이며, 치인(治人)은 완성된 자아를 주변으로 확대시켜 다른 사람이 인격을 완성해가는 것을 돕는 일이다. 따라서 수기와 치인은 따로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자료 2〉
군주는 여우의 기질을 잘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성품들을 갖추고 이 성품들을 행동을 지킨다면 도리어 해롭기 때문에 권모술수에 능해야 하고 신의와 자비를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다만 백성들이 신의와 인정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만들면 된다. 군주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에서 이기고 나라를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도자는 도덕성이나 신의보다는 능력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료 3〉
이 글은 지금 갖고 있는 정(正)의 위치에 반대되는 반(反)을 대립시켜보면서 더 높은 제 3의 위상인 합(合)의 위치로 올라가는 성장을 보인다. 이처럼 두 대상의 대조나 대립을 통해서 또 하나의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 성장하는 것을 변증법적 발전이라 한다. 따라서 이 자료의 논리에 따르면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서 정(正)과 반(反)에 해당하는 도덕성과 능력을 비교 대조하여 두 가지 자질을 모두 고려하는 한층 발전적 형태인 합(合)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 쟁점 파악하기
한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에 대한 논의들이 많이 있어왔다. 그 논의의 중심은 현 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것에 대한 것이다. 그 중에서 도덕성과 능력은 매우 중요한 판단 척도가 된다. 도덕성은 사회를 정의롭게 이끌어가기 위한 기본에 해당하고, 능력 또한 리더가 갖추어야 할 매우 중요한 것이다. 리더가 도덕성을 갖추어야 사람들은 그를 따르고 사회가 정의롭게 운영된다. 일반적으로 도덕성이 결여된 리더는 사회 구성원들의 화합과 조직의 공정성 투명성을 높일 수 없다. 지도자들의 부도덕성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능력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당연히 갖추어야 할 매우 중요한 자질이다. 리더가 현재를 어떻게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사회를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그 사회나 국가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유능한 리더가 사회를 이끌어갈 때에 그 사회는 번영을 누리는 강대국이 되었고, 무능한 리더가 저지른 잘못된 판단으로 그 사회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경우가 지금까지의 역사 속에서 무수하게 있어왔다. 따라서 지도자의 능력은 사회나 국가의 운명과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자질이다.
그러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서 어느 한 쪽만을 고려하거나 강조한다면 분명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두 가지 자질을 모두 갖춘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지도자는 도덕적으로 성숙한 사람이어야 하고 또한 사회를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 쟁점 확대하기
1. 지도자는 도덕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지도자 본인이 도덕적으로 솔선수범해야 사회 구성원들 역시 지도자의 본을 받아 사회 구성원으로서 도덕적 책임을 다한다.
나. 보편적 양심과 윤리의식이 부족한 비도덕적인 지도자는 신뢰가 떨어지고 이는 법과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의식을 심어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 자신의 사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비도덕적인 사람이 지도자가 될 경우 부정이 발생하고 이 부정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점을 일으킨다.
라. 현재 우리사회의 선진화를 위해는 법질서를 확립하고 이익집단간의 갈등을 조정해서 국민을 화합시키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개혁적 과제들을 부도덕하거나 부패한 지도자는 해결할 수 없다.
2. 지도자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가. 현대사회는 무한 경쟁사회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국가간 경쟁, 국내에서는 계층간 조직간에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도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일단 사회를 이끌어갈 능력이 있어 한다.
나. 지도자의 능력은 사회나 국가의 운명과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자질이다. 유능한 리더가 사회를 이끌어갈 때에 그 사회는 번영을 누리는 강대국이 되었고, 무능한 리더가 저지른 잘못된 판단으로 그 사회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경우가 지금까지의 역사 속에서 무수하게 있어왔다.
다. 지도자는 조직과 사회를 안전하게 안정시키고 번영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다. 따라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자질은 사회를 유지 번영하게 하는 능력이다.
라. 현대 산업사회는 효율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덕성보다 이 사회를 효율적으로 이끌어 번영을 이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리더가 필요하다.
■ 기출문제
1. 논술
2005학년도 강남대 정시 논술 문제
제시문 (가)를 읽고 체첸이 처한 상황과 아래 사건의 의미를 분석하고, 제시문 (나)와 (다)를 활용하여 체첸 지도자 입장에서 현 사태 해결 방안을 논술하시오.
2009학년도 고려대 수시2 논술 문제
Ⅱ. 제시문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시문 (다)에 나타난 '얼룩이'와 '초록이'의 견해를 비교하고, 제시문 (가) (나) (다)를 참고하여 자유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2. 면접
2002학년도 경희대 정시 법학부
◆지도자로서의 '판단력' 과 '전문성'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지도자로서의 소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말하시오.
■ 관련 도서·영화
1. 관련 도서
- 최양진 〈철학으로 만나는 우리역사〉
- 마키아벨리 〈군주론〉
- 김형석〈서양철학사 100장면〉
2. 관련 영화
찰리 채플린, 2002. 위대한 독재자
3. 관련 영상
EBS 이면우의 미래 만들기 - 세계적 지도자를 배출하자
김송영(한별고 교사)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