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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

 

지난날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고, 인간과 인간의 삶을 위하여 기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20세기 초 미국의 W.H.캐러더스에 의해 나일론이 발명된 이후 다양한 합섬섬유인 폴리에스테르계·폴리우레탄계·폴리올레핀계 등은 인간에게 활동성과 美라는 두 영역을 향유할 수 있게 해주었다. 라이트 형제가 선보인 비행기, 벨이 만든 전화기, 에디슨의 전구 등 20세기에 쏟아졌던 발명품들은 자연과 신의 영역이었던 '어둠'과 '하늘'에 인간이 개입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인터넷과 통신 네트워크의 개발은 인간으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을 위해 일하는 과학자인 필자가 보기에 위와 같은 기술의 빠른 진보나 이로 인한 사회의 변화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한다면 아이러니일까?

 

우선 기술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발달하였다고 여겨지지만, 에너지에 관련된 기술 개발은 아주 초보적인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모든 기술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와 관련된 연구 및 순수학문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2000년대를 사는 우리가 에너지를 얻는 기술은 창세기 인류가 에너지를 얻는 기술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인다.

 

현재 우리는 석탄과 석유·천연가스 등의 화석에너지에 에너지공급의 80%를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석탄과 석유·천연가스는 한정된 자원으로서 멈출 줄 모르는 고유가 기조가 방증하듯 고갈시기가 이미 가시권내로 들어왔다고 보인다. 또 연소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내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의 사용을 줄여야만 한다. 문제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만한 에너지가 연구중이지만 이를 대체할 만 한 시점은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다.

 

에너지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았는가? 최근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에서 보듯이 정전이라도 되어 버리면 일상적인 생활뿐만 아니라 공장, 관공서의 운영 등 산업활동까지 모두 마비되어버린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에너지 기술 개발은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일 것이다.

 

두 번째,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욕망은 커져가고 있으며,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윤리를 저버리기도 한다. 윤리적 제약이 없는 환경에서 인간이 가치관을 잃고 기술을 이용하는 경우 수많은 생명과 자연이 희생되고 사회 자체가 파괴될 수 있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1990년 10월 1일에 시작된 Human Genome Project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밝히려는 연구다. 현재는 인간 유전자 전체의 염기 서열이 밝혀지기 직전이며, 이 연구의 성과는 유전병의 치료, 의약용 생체물질의 연구·생산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만일 인간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고 염색체를 인간이 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지면, 즉, 인간이 인간 마음대로 인간의 재능과 능력을 결정하여 인간을 생산하는 시대가 열린다면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무한한 재능과 무한한 생명을 탐할 것이며, 무한한 재능과 생명을 얻은 자와 얻지 못한 자 사이에는 중세시대 지주와 농노제도와 같은 계급사회가 형성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변화할수록 인간의 가치관을 올바르게 지도할 수 있는 인문학적 가치관 및 사상이 정립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인문학적 가치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과학자들과 인문학자들간의 교류를 통하여 의료윤리, 생명윤리, 사회 가치관 형성에 많은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인간이 과학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치관이 정립된다면 기술의 발전이 악용될 확률은 줄어들 것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현재 세상은 각 분야에서 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며, 너무도 많은 변화가 있다. 새로운 기술은 사회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고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한 치 앞을 가늠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속에서도 무작정 앞을 향해 질주하는 기술발전을 경계하면서 '미래'를 생각해보고자 노력하고 이에 대비하는 노력이 절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정원용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북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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