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애슐리 영은 이달 초 불가리아 경기에서 관중으로부터 심각한 인종차별 모독을 당했다.
흑인인 영이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원숭이'라는 외침이 쏟아져 나왔고 일부 관중은 원숭이 흉내를 내거나 나치식 인사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불가리아팀의 감독 로타어 마테우스는 경기 후 관중의 행위를 공개 사과했고 감독직에서 해임됐다.
이날 경기는 유럽 축구 특히 러시아와 동유럽 지역 축구 문화에 뿌리 깊은 인종주의를 보여준다고 CNN이 22일 보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등과 공동으로 축구경기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폴란드 단체 '네버어게인'은 2009.11~2011.3에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치러진 경기를 모니터한 결과 인종차별 행위가 195건이나 발생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최근 이들 사례를 수록한 '증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특히 러시아 축구의 인종차별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2018년 월드컵을 앞두고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CNN은 전했다.
경기 진행에 불만을 품은 팬들이 유색인 선수를 원숭이로 비하하거나 바나나를 던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유명 클럽에서 뛰는 인기 선수들도 인종차별의 피해를 입는 일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카메룬 출신의 사뮈엘 에투는 지난해 인테르 밀란 소속 당시 시칠리아의 카글리아리팀의 팬으로부터 모욕을 당했고, 브라질의 호베르투 카를로스도 러시아의 안지 마하치칼라에서 뛸 당시 두 번이나 인종 비하를 겪었다.
네버어게인의 라팔 판코스키 대표는 유럽축구연맹(UEFA) 지도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인종 비하를 근절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각국 축구협회에까지 이런 진의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테우스 감독처럼 인종주의 행위에 목소리를 높인다면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판코스키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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