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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절단'에 녹아든 詩心, 희망을 쏜 문학청년

우석대 문창과 4학년 이동한 씨, 전북대 가람 시문학상 대학부 수상

전주공고 1학년 말 희귀병인 '급성 뇌수막 패혈증'을 앓았다. 얼굴과 입, 목 등 피부가 삽시간에 곪아 파였다. 사지를 절단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키워 온 '축구 국가대표' 꿈도 사라졌다.

 

2002년 "당시엔 너무 아파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는 '축구 특기생'은 "시를 쓸 때는 장애를 느끼고 싶지 않다"는 '문학청년'으로 성장했다.

 

5일 전북대가 마련한 '2011 가람 이병기 청년시문학상' 대학부 당선자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4학년 이동한 씨(26·지체장애 1급)는 "시 안에선 남들처럼 평등하고, 누구보다 잘 쓰고 싶은 습작생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당선작 '늙은 기관사의 집'은 "퇴직한 기관사가 역 가까이 살지만, 역으로 나가지 못하고, 자신이 몸담았던 현장을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시를 좋아한다"는 그가 제일 좋아하는 시는 고은 시인(78)의 '별똥별'. "'옳거니, 니가 날 알아보는구나'라는 한 줄로 된 짧은 시"이다.

 

그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의수(義手)를 끼었지만, "수업 시간에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필기 정도는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장애를 완전히 극복한 건 아니다"고 했다.

 

"순응하는 거죠. 몸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제가 어찌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을 계속 찾는 거예요."

 

"시를 쓰는 족족 문학상에 매번 내고 있다"는 그의 이번 수상은 지난해 'LH 청년문학상' 우수상에 이어 두 번째.

 

그는 "제가 겉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표정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저번 주 (당선) 연락을 받고 되게 좋았다"며 "사람의 감정을 움켜쥘 줄 아는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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