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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학원 ‘미소’…학부모 ‘울상’

수능 쉬워 논술 준비 수험생 많아져...사교육비 부담 가중 등 부작용 우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능은 이미 종료됐지만, 수험생들의 발걸음은 다시 학원가로 몰려들고 있다. 수능생을 위한 공연이나 행사가 줄을 잇지만, 남 얘기에 불과하다. 두 번째 수능인 ‘논술’ 전형이 또 다시 기다리기 때문이다. 제2의 수능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11일 오후 2시 30분 전주시 금암동 D학원 상담실. 수능이 끝난 지 만 하루(24시간)도 안 지났는데도 불구, 논술 시험을 문의하기 위해 찾아오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발걸음, 이를 문의하는 전화 벨소리로 요란하다.

 

이 학원에 오늘 하루 동안 논술과 관련, 직접 찾아와 상담을 받은 수험생은 20여 명. 또 10여 명은 전화로 상담을 받았다. 학부모들까지 합치면 모두 50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논술 상담을 받은 것이다.

 

다른 해에는 수능이 끝나자마자 학원가의 문은 닫혔다. 하지만 올해는 쉬운 수능으로 중상위권의 변별력이 떨어진 가운데 논술이나 구술 면접 등 다른 전형요소가 중요해지면서 학원가가 다시 문을 열고 있다.

 

이 학원 강경덕 선생님(과학 탐구)은 “예전 같으면 수능이 끝나자마자 다음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한숨을 돌렸는데, 올해는 상대적으로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이 많아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일러줬다.

 

이는 D학원 뿐 만이 아니다. 수험생들이 수능 이후 곧바로 논술 특강을 받기 위해 학원가로 몰려들면서 도내 30여 개 논술 학원과 입시 학원이 별도의 ‘논술 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때아닌 대목을 맞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일부 수험생들은 서울 등 수도권의 유명학원이나 논술 전문학원에서 ‘논술 특강’또는 ‘논술 족집게 과외’를 받기 위해 올라가며 수험생 사이에서 ‘논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도내 모 고등학교 수험생 중 수시 모집에 원서를 낸 절반 정도는 서울의 학원가로, 나머지 절반 정도는 전주 등 지방에 남아 입시학원을 찾아다니며 막판 논술 점수 올리기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D학원을 찾은 김영수 학생(18)은 “수능이 쉬웠던 데다, 올해 처음으로 수시에서 미등록 충원이 실시되고, 한 사람이 여러 곳에 원서를 낼 수 있는 등 수시 모집에 대한 선택의 폭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속에서 수험생들의 표정은 불안감을 넘어 어둡다. 서울 등 대도시 학생들보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데다, 논술이 과열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교육비 증가 등 또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서울 등 대도시에는 논술 교육과 관련해 대형 학원과 전문 학원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로 인해 대도시 수험생들이 지방 수험생들보다 논술 교육을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게다가 논술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학원가를 찾아 사교육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게 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학원비 투입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됨으로써 매우 힘에 벅차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주 동암고 김재찬 진학부장은 “수험생들이 더 좋은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부담을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논술 학원을 찾아다니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구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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