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이 이른바 ‘물 수능’이어서 변별력(辨別力)이 떨어지는 데다, 입시 전형이 수천가지인 ‘멀티(Multi·다중) 수능’이어서 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대학별 또는 학과별 반영 비율이나 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특기나 적성 보단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학교나 학과를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전북도교육청 대입진학지도지원실에 따르면 최근 2012학년도 수능 점수가 발표된 후, 대학 진학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방문객이 일일 3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전화나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한 상담까지 합할 경우 상담자는 일일 60∼7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오는 22∼28일 일제히 실시되는 대학 정시 전형을 앞두고 자기가 받은 점수로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선택해야 합격할지를 주로 문의하고 있다.
각 대학마다 또는 학과마다 영역별 가중치나 가산점이 달라,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점수 조합만 잘 하면 합격의 영광을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대학입학 전형 수는 무려 3700여 개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220개 4년제 대학이 학교 당 평균 18개의 전형을 치르고 있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이 자기에게 유리한 전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총점이 같더라도 영역별 가중치와 가산점에 따라 최종 점수는 달라지기 때문.
전북대는 자연계열의 경우 수리 가와 과탐에 표준점수 10%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원광대는 수학교육에 한해 수리 가에 표준점수 10%의 가산점을 준다.
가뜩이나 올 수능은 상대적으로 쉬워 변별력 및 표준점수 저하 등으로 인한 혼란이 발생, 중상위권 동점자가 대거 탈락하는 등의 변수가 숨어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험생들이 대학에 합격한다 해도, 제대로 적응하고 제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지적.
수험생 대부분이 자신이 선호하는 대학이나 유망 학과보단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이나 학과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탐구 영역을 잘 봤다면 탐구를 3과목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고, 언어 영역을 잘 봤다면 언어에 가중치를 보다 많이 두는 대학이나 학과를 선택한다.
대입진학지도지원실 안승국 교사(전북여고)는 “중위권 이하의 경우 총점에서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선택하고 있다”라며 “향후 이들 학생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학에서 배운 지식들을 제대로 쓰고 발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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