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주실내국악단, 창단 20주년 기념공연 '전주여, 영원하라'…김남곤·허소라·최승범 시인 등 詩에 위촉한 곡 새롭게 풀어내
한벽청연, 남고모종, 기린토월, 비비낙안…. 선인들이 꼽았던 전주 옛 8경의 찬란한 역사와 오늘이 새롭게 청중들을 만난다. 창작곡 활성화 작업을 시도해온 전주국악실내악단(지휘 심인택)이 20주년을 맞아 '전주여, 영원하라!'를 올린다. 지휘자 심인택 우석대 교수가 지휘한 전주시립국악단이 10년 전 같은 테마로 칸타타 대작을 초연했다면, 그가 이끄는 전주국악실내악단은 20주년을 맞아 전주 8경의 역사를 한 폭의 풍경화처럼 그려낸 시를 음악적으로 형상화한 곡들로 선보인다.
심인택 교수는 "천년 전주가 자꾸 잊혀진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준비한 무대"라면서 "한 음 한 음이 길게 뻗어나가면서 그 사이에 악기가 들어가 현대적인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를 대신 작은 소리의 미학을 최대한 살린 이번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김남곤 본보 사장(시인)을 비롯해 이기반·이운룡·진동규·송하선·최승범·황길현·허소라 시인의 시에 위촉한 곡들을 이용희씨가 재편곡한 '전주 옛 8경'. 성악가 김선식(테너) 고은영(소프라노) 오요환(바리톤) 등이 우리 음악적 어법으로 새롭게 풀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천년전주'(강성오 작곡), '경기전'(신윤수 작곡),'모악산'(이지연 작곡) 등을 통해 우리 음악의 창작 작업에 활기를 더해내는 자리로도 거듭난다.
그의 고향은 충남 당진이지만 전라도 사람이나 다름없다. 전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음악에 담은 '전주8경', 부안의 여류 시인 매창의 삶을 칸타타로 되살린 '매창뜸에 이화우 흩날릴 제', 남원과 전주를 배경으로 한 대하서사 음악극 '혼불' 등 대규모 음악극들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도내 시인들의 시를 가장 많이 무대로 끌어내고, 숨어있던 작곡가들을 발굴해온 그는 기록으로 혹은 무형의 자산으로 남아 있는 전북의 역사문화 자산을 다양한 형식으로 이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 교수는 "지난 2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전주국악실내악단이 내년에는 40~45명 안팎의 대규모 관현악단으로 출범할 계획"이라면서 "이제는 전라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아우르는 음악적 소재에도 관심을 기울여 전북이 우리나라 국악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 전주실내국악단 창단 20주년 '전주여, 영원하라!' = 1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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