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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안 죽막동 동탁 - 선사시대 해양제사유적지서 발견안에 혀가 있어 소리내는 악기 추정

부안 죽막동 유적은 주변 일대를 널리 조망할 수 있는 절벽 위의 평탄면에 위치해 있다. 이 해양제사장은 동양에서는 최대 규모로 세계 고고학계가 인정한 선사시대 해양제사유적지다.

 

이 해양제사장은 노천에 제물과 제기를 놓고, 숭배의 대상으로 신목을 두었으며, 주변에 금줄을 둘러 신성한 곳으로 성역화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죽막동 유적을 통해 항해와 어로 활동과 관련된 각종 해신 제사를 살펴볼 수 있어 고고학적, 인류학적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해양제사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며 성행하였다. 삼한 사회에서는 제사장인 천군이 소도라는 독립된 지역에서 의례를 주관한 것이다.

 

이 시기에는 대형 항아리와 그릇받침, 신에게 바치기 위해 실물을 축소하여 만든 다양한 석제 모조품 등을 사용하였다. 제사에서는 음식을 공양하고 제물을 바치며, 신의 뜻을 묻는 행위나 신에 대해 기원하는 음악이 사용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제사를 위해서 신의 뜻을 묻는 유물 등을 특별히 제작하였다.

 

이와 같은 제사유적은 농경문화와 해양문화가 동시에 발달한 전북에서도 나타나는데, 바로 남원 세전리나 군산 여방리와 같은 생활 유적에서도 찾을 수 있다. 특히 죽막동 제사유적에서는 음악으로 사용되었을 길이 5.4㎝의 청동종방울, 즉 동탁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동탁의 용도는 안에 혀가 있는 점으로 볼 때, 오늘날의 요령처럼 흔들어서 소리 내는 악기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한국음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악기 분류에 있어 동탁 등을 악기로 분류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동탁도 악기로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선사시대 소리를 내는 의물은 악기의 범주로 편입시켜 우리 고대음악사를 확장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제사유물이었던 동탁을 전통 타악기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 원인은 악기를 소개한 『세종실록』과 『악학궤범』 그리고 『증보문헌비고』등이 숭유억불을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에 편찬된 책이므로, 주로 유교 의례에 사용된 악기를 중심으로 소개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의 국악개론서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 동탁 등을 악기로 분류하지 않고 있어서 전통악기 종류의 폭을 넓히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고대 유물 가운데 동탁을 악기로 인식하지 못하게 한 원인이 되었으며, 종 종류의 악기를 중국에서 수입한 편종과 특종에 국한시킨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금부터라도 청동기 시대가 기원인 동탁을 악기의 범주에 넣어야 할 것이며, 우리 음악의 기원도 더 넓혀 잡아야 한다.

 

전북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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