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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품작 들여다보니

척박한 사회현실 위로한 작품 대다수…고령층 몰리고 작품성 편차 커

▲ '20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품작을 심사한'전북일보 본보 문우회'회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안봉주 기자
'2012 전북일보 신춘문예' 경향은 꿈꾸기를 멈춘 사람들을 향한 위로에 가까웠다. 올해 응모작은 시·소설·수필·아동문학 등 4개 분야에 총 681편으로 지난해 1314편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부문별로는 시 414편, 수필 210편, 소설 32편, 동화 25편 등이었다.

 

예심은 본보 신춘문예 출신으로 구성된 '전북일보 문우회'가 맡았다. 김유석 기명숙(시) 이준호 최기우(소설) 김재희 박태건(수필) 김종필(아동문학)씨는 "한때 무언가를 꿈꿨으나 이제는 더이상 꿈꾸지 않게 된 소외된 자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 주를 이뤘다"면서 "사회에서 낙오자일 수밖에 없는 이들을 그대로 보여주거나 무심한 듯 따뜻하게 위로한 작품이 많았다"고 밝혔다.

 

올해도 중년의 문학청년들의 참여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유석)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작품을 쓰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기성 문인들이 고마워해야 할 대목이지만, 문청(文靑)들의 참여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책임감도 동시에 느낀다"고 했다.

 

심사위원 이준호씨는 "백수·성폭력·실직 가정 등 어둡고 우울한 사회 분위기를 냉철한 인식으로 담은 감각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은 "하지만 장편소설의 일부를 보는 느낌이었다"면서 "삶의 고뇌나 속악한 세태를 정면으로 탐구하면서 긴장감 있는 서사로 녹여낸, 단편소설의 미학·특징을 가진 작품을 찾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아동문학가 김종필씨는 "다문화 가정·장애인·조손 가정 등 사회의 불안을 응시하면서도 이를 용기있게 바라보거나 희망을 말하는 동화가 많았다는 점에서 문학의 힘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는 일상의 소소함과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김유석 시인은 "출품작 중 상당수를 차지한 50~70대 시인들은 사유의 깊이가 얕았고 감각과 이미지를 구성하고 각색하는 능력에 있어 참신함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기명숙 시인도 "응모작 대다수가 진술이거나 묘사 위주 이미지가 나열 돼 있어 언어의 과부하가 걸린 듯한 인상이었다"면서 "치밀한 시적 장치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고도 했다.

 

본보 수필 부문은 전국 수필 인구가 주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대가 높은 곳. 아쉽게도 올해 응모작들의 스펙트럼은 예년에 비해 다양하지 못했다. 심사위원 김재희씨는 "삶의 체험에서 기반하되 사건·묘사 중심으로 흐른 경우가 많았다"면서 "문학의 내면화가 사변화로 흘러서는 안될 것"이라고 짚었다. 박태건 원광대 교수도 "고령 참가자들의 삶의 '이 순간'을 발견하는 작품들이 많았다"면서 "앞으로 고령층에서 수필 문화 확산이 하나의 경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당선작은 이달 말 개별 통보되며, 내년 1월 1일자 신년호를 통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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