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근…전북테크노파크 원장
여름바다 위에서 모터보트로 신나게 달려본 일이 있는가? 수면 밖으로 뛰어 오르다가 공중으로 나르지 못하고 배 밑이 수면을 탕탕치는 소리에 속도의 쾌감이 느껴졌었다. 그러나 '비행기처럼 수면 위를 날 수 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마음 구석에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 군산 앞바다에서 윙쉽중공업의 시제품 50인승 WIG선(Wing-in-ground)이 수면을 빠져나와(離水) 180km 시속으로 바다 위를 나는데 성공했다. 이것은 72km 고속 여객선의 승객을 동일요금으로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윙쉽은 2007년 설립되어 전북도가 간접적으로 투자하였고 2009년 군산에 자리잡고나서 2년만에 50인승 위그선을 제작하였다.
위그선은 승객 1인당 연료소비량과 CO₂발생량이 고속여객선의 1/3에 불과하며 속도는 2배반이 빠르다. 날개달린 배는 수면 위를 비행하기에 배가 아니고 고도 150m이상으로 나는 비행기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해수면에서 5m 이내로 나르는 날개에 부력효과가 큰 과학이론을 실현시킨 신개념 운송수단으로서 바다의 KTX로서 배멀미가 없다. 비행기의 추락위험이나 탑승수속도 필요없다. 이와 같이 세계 독보적 신기술의 무한한 잠재력 때문에 전북도와 테크노파크는 윙쉽을 선도기업으로 지정했었다.
자식을 낳고도 키울 수 없는 사정 때문에 남의 집 대문 앞에 놓고 눈물짓는 모정을 수많은 TV 드라마에서 보아왔다. 윙쉽은 4년의 노력 끝에 위그선의 상용화 문턱에 와있다. 세계 최초 상용화에 따른 비용과 초기 연안 운행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주목하고 있는 여객선운항업계에 확신을 심어주는 6개월 정도 시범운행을 보여주어야 한다. 2012년3월 군산-제주 시범운항을 준비하며 적용할 관련법과 접안시설 마련, 운항허가, 보험가입 등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안전기준과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영국 로이드의 보험인수 조건 심사도 11단계중 현재 7단계를 마쳤다. 획기적 신기술의 시장진입은, 수족관에서 키운 치어를 생태계의 태평양에 내보내는 것에 비유될 만큼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 실패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죽음의 계곡이라 한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너도나도 위그선을 타고 운항업자가 위그선을 사가야 한다. 나는 배를 홍보하고 대다수 사람들이 타는 게 좋다고 공감시켜야 한다. 시범운항 단계에서 지자체에는 지원근거가 없고 금융기관은 추가융자를 위해 매출실적을 요구하나 없다. 아직 시범운항 준비에 자금이 필요한 단계이다. 위그선에 관심을 가진 국내외 자본가에게 경영권과 기술을 헐값에 넘긴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애써 유치한 기업이 도외자본 또는 해외에 팔리는 것보다 도민기업으로 성공시켜 공유하기를 제안하고 싶다.
전북테크노파크는 연구자금을 획득하여 성장성이 높은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해서 그 기업을 키워 일자리 창출과 도민을 잘살게 하는 일을 추구한다. 윙쉽의 50억원 유상증자에 도민이 참여해주면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추가투자가 이루어져 충분히 시범운항을 성공하고 여수해양엑스포에서 세계인에게 보여줄 수 있다. 추가로 여수-제주,부산-울릉도 등 몇 개 노선만 성공하면 청년 500명의 일자리가 가능한 연간 10척이상 수주가 어렵지 않다. 매년 150인승 400척의 세계시장을 감안하면 100척이상 수주도 전망된다. 어떠한 상황이 와도 윙쉽의 기술은 상용화되고 날개달린 배는 세계인의 해상 여행,불법어로 단속, 군사작전 등에 널리 쓰이게 되며 다양한 형태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이다. 뜻있는 도민의 투자가 바다 위를 나는 배 세계문화를 만들뿐 아니라 의미있는 수익으로 보상받을 것이다. 전북을 위그선의 본고장으로 세계에 알렸으면 한다.
△ 심성근 원장은 전주고, 헬싱키대학원 국제경영학석사,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를 마쳤으며 지경부 초대 태국상무관, 전략물자관리과장, 에너지안전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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