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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고려사 악지와 백제가요 - 백제시대 전북 전통문화 융성 증거현대적 전통음악으로 재창조해야

정읍사·방등산가·선운산가 등 5곡 소개

▲ 고려사 악지
백제는 미마지가 일본에 기악무를 전해두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매우 우수하고 풍부한 예술성을 지닌 국가였다. 그러나 당대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는 승리자였던 신라 쪽으로 편향된 서술로 인해 상대적으로 백제의 문화예술은 과소평가되고 평가절하 되었다.

 

또한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고고학 자료 역시 충청도를 중심으로 발굴되었기 때문에 전북의 실상을 유물로 찾기는 매우 미약하다. 그러나 부여 등 옛 백제 땅에서 출토된 '금동향로'등은 당대 백제문화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준다.

 

고려사 악지에는 백제가요로 '정읍사'를 비롯해 '방등산가', '선운산가', '무등산가', '지리산가' 총 다섯 곡이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고려사 악지에 나오는 백제가요는 악보나 설명이 없이 유래와 곡명만이 전해오고 있어 동시대 음악문화를 살피는데 한계가 있다.

 

더욱이 이 가운데 '선운산가'는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자료의 빈곤에서 비롯되어 그것을 단서로 하여 백제가요의 양상을 살피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다섯 곡의 백제가요 중 전북지역에 해당되는 곳은 '정읍사'를 비롯해 '선운산가'와 '지리산가'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곡을 보여준다. 그만큼 백제시대에도 전북의 전통문화가 화려하게 꽃피고 융성했던 점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선운산가'는 정역에 나간 남편이 기한이 지나서도 돌아오지 않으므로 선운산에 올라가 남편을 그리워하며 기다린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이 가요는 백제 여인들 사이에 널리 불리어졌던 종교적 망부가로서, 삶의 고통스러움과 시대 상황에 대한 풍자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이 노래가 불리어진 지리적 공간, 특히 선운산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운사는 24처의 굴이 있어서 원시 고유 신앙과 연결된 축술적 기원의 비나리적 성격이 이 노래를 지배하였으리라고 생각된다.

 

국문학자 조재훈 박사는 백제가요에 대해 "평민성, 저항성, 윤리성, 정한성을 담고 있다"고 서술한 바 있다. 이러한 백제가요는 한국가요의 원류가 되어 그 섬세한 정서와 한의 정감이 고려와 조선시대에 흘러 현대시가에도 닿아 있으며, 판소리계 소설과 음악의 원천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국악의 본향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전북의 수많은 국악단체들은 이제 백제가요를 새롭게 해석하고 전승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 백제가요를 고전만이 아닌 오늘에 살아 숨 쉬는 현대적 전통음악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작곡과 공연, 그리고 노래로 승화시키는 방안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수 천년의 시대를 뛰어넘어 우리 지역에서 우리만이 간직한 소재로 전통음악이 새롭게 복원하는 것도 현재 국악인들의 사명일 것이다.

 

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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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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