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펭귄의 좌충우돌 모험
△ 파파 (코미디/ 118분/ 12세 관람가)
한국 가요계의 마이다스 손이었지만 미국으로 도망간 톱스타를 찾다 불법체류자 신세가 전락한 매니저 춘섭(박용우). 미국에 머물기 위해 시민권이 필요한 춘섭은 동생들과 뿔뿔이 헤어지지 않기 위해 법적 보호자가 필요한 준(고아라)의 가짜 아빠가 되기로 결심한다.
까칠한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한국계 첫째 딸 준을 시작으로, 100kg에 육박하는 흑인계로 드라마 대장금으로 한국어를 익혀 고전 한국어에 능통한 둘째 아들과 스모키 화장을 바탕으로 시니컬한 성격을 자랑하는 스페니쉬계 셋째 딸, 랩으로 세계 제패를 꿈꾸는 쌍둥이 아들 둘과 파파를 향한 무한 애정을 지닌 핑크공주 막내 여섯째까지, 피부색도 말도 제각각인 이들과 춘섭의 한 집 생활이 시작된다. 보호자라는 이름으로 육아, 가사일, 생계비까지 떠맡게 된 춘섭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에서 악덕 매니지먼트 대표인 도사장(손병호)의 빚 독촉까지 받게 되는데. 도사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민을 하던 춘섭은 우연히 자신과 6남매의 인생을 한방에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고 준에게 놀라운 제안을 한다.
'파파'의 '갑작스런 아빠되기' 소재는 그리 신선하지 않다. 큰 기대를 하기에는 주인공의 능력도 의심이 됐고, 다국적(?) 출연진들의 대사 전달력이라든지 이야기의 설득력 등 불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는 그런 걱정은 그저 우려로 끝이 났다. 눈물 콧물 빼는 신파의 경계선을 잘 벗어났고 작은 사건들을 요리조리 배치해 지루함도 덜었다. 더욱이 기대 이상을 해준 박용우와 고아라는 '파파'의 일등 공신. 두 배우의 새로운 면과 가능성을 동시에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다만 이야기 중반부터 예고된, 아니 이 영화가 제목이 '파파'일 때부터 눈치 챌 수 있는 해피엔딩은 결과를 알고 보는 축구시합 같아 긴장감은 떨어진다.
△ 해피피트2(애니메이션, 코미디, 가족/ 100분/ 전체관람가)
세계 최악의 음치지만 춤만은 자신 있던 멈블. 하지만 그의 아들 에릭은 그야말로 최강 몸치다. 춤추고 노래하며 즐거운 펭귄들 사이에서 잘하는 게 아무 것도 없어 비관하던 에릭은 친구들과 가출을 감행한다. 다행히 아빠 펭귄 멈블이 하늘을 나는 펭귄에 정신이 팔려 있는 에릭을 찾아내고, 에릭과 친구들을 붙잡아 돌아오게 되는데. 이들은 돌아오던 중 위험에 처한 바다 코끼리를 구해주지만 갑자기 무너진 빙하 때문에 황제 펭귄 랜드의 친구들이 모두 갇혀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제 그들을 구하기 위해 멈블과 에릭은 남극의 모든 동물들과 자신들이 구해줬던 바다 코끼리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해피피트2'는 2006년에 개봉했던 1편과 비슷한 구조다. 무난한 주제와 스케일에 비해 스토리는 다소 약한 편이지만 볼거리에 집중하면 생각이 바뀐다. 어마어마한 남극의 스케일에 한 번 놀라고 수만 마리의 크릴새우 무리를 보고 두 번 놀라게 된다. 3D로 관람한다면 이런 묘사들에 세 번 놀라게 될 것. 펭귄이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은 무게 잡는 보수파 아버지도 들썩 거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크릴새우 콤비로 등장하는 윌과 빌의 목소리 연기는 브래드 피트와 맷 데이먼이 맡았다. 이 부분을 놓친다면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것. 어린 자녀들이 없다면 꼭 더빙이 아닌 오리지널 버전으로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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