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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 현대기술은 인간중심 윤리의 대상이다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2011년 3월)

■ 쟁점 자료 분석하기

 

<자료 1> 적용의 강제성

 

일반적으로 어떤 능력 혹은 권력의 소유는 아직 그것의 사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능력과 권력은 오랫동안 조용히 사용될 채비를 하고 있다가 기회가 주어지면 주체의 욕구나 재량에 따라 행동으로 옮겨진다. 언어능력을 타고난 사람이라 해도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든 지식도 그 적용을 보류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능력과 행위, 지식과 적용, 권력의 소유와 행사 사이의 이러한 명백한 관계는 한 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능력의 토대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기술 능력의 토대에 맞게 비유하자면, 언어능력과 언어 행위의 관계보다는 호흡할 수 있음과 호흡해야 함의 관계가 더 적절하다. 현존하고 있는 토대에서 중요한 것은 이후의 모든 성장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서 이런저런 새로운 가능성이 일단 열리고(대부분 과학에 의해서), 행위를 통해 구체화되면 적용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지고 그것은 마침내 지속적인 행위 안에서 고양된 인간 권력으로서의 기술은, 이로써 더 이상 윤리적 중립성의 은신처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권력의 소유와 행사라는 편리한 구분마저도 적용할 수 없게 되고 만다. 새로운 종류의 능력 연마는 집단 행동의 혈류 속에서 언제나 그 확산으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새로운 능력의 획득과 새로운 수단의 확보는 기술 특유의 역학으로 인하여 이미 윤리적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그밖에 도덕적 중요성을 획득하는 또 다른 측면은 행위와 그 결과의 크기에 관련된다. 현대 기술의 실천적 규모와 영향권 전체는 물론 각각의 개별적인 사업들까지도 그 이전의 행동방식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차원에서 윤리적 가치의 문제를 야기한다.

 

이제 우리는 기술능력의 모든 적용이 사회에 의해서 '거대화'하는 성향을 띠게 된다는 말을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대규모 사용을 지향하는 현대 기술은 어쩌면 그 활동 무대의 크기와 배우 자신(인간)의 복지에 비해서 너무 큰지도 모른다. 현대 기술과 그 작품이 지구 전역을 뒤덮고 있으며 그 누적된 결과가 미래의 수많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리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 한스 요나스

 

<자료 2> 개발계획의 함정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16년 정도가 흘렀을 무렵 나는 라다크 사회의 빈부격차가 더 커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성들은 자신감과 힘을 잃어버렸고 실업과 인플레이션과 범죄발생률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경제상황의 변화와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인구 증가율은 가속되었고 자급형 경제구조가 외부세계에 대한 경제 의존성에 의해 서서히 밀려남에 따라 가정과 공동체는 붕괴되었고 사람들은 자신의 땅과 분리되기 시작했다.

 

놋쇠 항아리가 분홍색 플라스틱 물통에 밀려 나거나 야크 털로 만든 신발이 값싼 현대식 신발들 때문에 외면받는 현실을 처음 목격했을 때 나는 제일 먼저 공포심을 느꼈다.

 

그러나 나는 이내 나 자신이 나름대로의 생각만으로 그 사람들에게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권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대 세계의 침략이 추악하고 부적적할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그로 인해 물질적 이익이 생겼다는 측면도 분명히 있는 것이다. 이후 몇 년이 지난 다음 나는 비로소 그 개별적인 상황들을 하나로 연결시켜 라다크 문화의 체계적 해체라는 하나의 과정에 나타나는 다채로운 양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새로운 신발이나 새로운 건물이 처음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되는 것 같은 일상생활에서의 점전적인 변화들을 경제적 종속, 문화의 거부, 환경의 퇴보와 같은 더 큰 그림의 일부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한 연관관계들이 더 명확하게 느껴지면서 나는 이른바 '개발'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그 과정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다. 기술의 진보와 경제성장을 통해 생활의 수준을 향상시킨다는 바로 그 계획된 변화의 과정은 이익보다는 해악을 불러온 것 같이 느껴졌다. 나는 사회적으로 탐욕이 생겨나는 것은 근본적으로 개발이라는 이름의 더 커다란 변화 과정의 한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세계 전역의 다른 지역의 경우에서처럼 라다크에서의 개발은 이른바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의 지속적인 투자를 전제로 하는 체계적인 사회구조의 재구성을 필요로 했다. 도로를 건설하고 서구식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교와 방송국과 공항을 건설해야 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발전 시설의 건설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이 모든 과정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본 투자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규모의 노동력과 행정력의 지원이 필수적인 것이다. 개발이 추진되는 과정의 어떠한 단계에서도 사상 유례 없는 이 엄청난 규모의 사업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적이 없었다. 마치 개발이 추진되기 전에는 라다크에 '인프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모든 것이 원점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았다. 예전에는 의료도 없었고, 교육, 통신, 교통 시설이나 무역 같은 것들이 하나도 없었던 같은 분위기였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도로들과 통행로와 무역이 이루어지던 교역로도 있었고 수세기에 걸쳐 긴요하게 활용되던 정교한 관개수로도 있었지만 라다크의 문화와 경제활동을 반영하던 그 모든 것들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취급된 것이다. 라다크는 지금 아스팔트, 콘크리트, 철강으로 상징되는 서구의 가이드라인에 의해 재건되고 있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

 

<자료 3> 진보된 사회

 

오늘날 글로벌 경제는 자원남용, 기술혁신, 시장창출, 수익증대를 가속화시키는 냉혹한 추진력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금전적인 부담과 심리적 압박감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람들 모두를 맹목적 소비지향주의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 모토는 '인류의 발전을 위한 경제성장'이다. 광고와 미디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계속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사실상 매체가 전달하는 메시지들은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현대화되고 문명화되고 부를 갖춘 이상적인 인간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제 3세계 농경 지역 국민들은 현대화된 생활의 이미지를 왜곡된 형태로 받아들이게 된다. 모든 사람이 아름답고 모든 사람이 깨끗하며 편안하고 화려한 생활, 바로 이런 것이 그들에게 비쳐진 현대생활의 이미지다.

 

그들이 보는 것은 빠르게 질주하는 멋진 승용차와 전자레인지 그리고 비디오 플레이어들이며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급여를 받는지를 전해 듣는다. 경제개발은 이제 세계 전역에 걸쳐 자동조정 장치에 의해 작동되는 듯한 모습이다. 특별히 계획된 개발 프로그램이 시행되지 않는 지역에서도 그것은 현대생활에 대한 일차원적 이미지를 전하고 있다. 그 이미지에는 물론 개발로 인한 부작용, 오염, 심리적 스트레스, 약물 중독, 노숙자 같은 것들은 담겨 있지 않다. 경제개발이라는 동전의 한쪽 면만을 접해본 사람들은 현대화에 대해 내성을 갖지 못한 채 그것을 열망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

 

 

■ 쟁점 논제

 

1. 논술 논제

 

자료 1을 바탕으로 자료 2와 3에 나타난 윤리적 책임을 설명하고, 개발·발전이 가져온 위험이 무엇인지 제시해 보시오. (900자 내외)

 

※보낼 곳: yimza@daum.net

 

2. 면접 논제

 

서구인들 또는 서구화된 엘리트 집단에 의해 시행되는 경제개발이 문화의 다양성을 축소, 획일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이런 획일화에 맞서 문화의 다양성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시오. (면접은 주변 학생들과 해보기 바람)

 

 

■ 쟁점 자료 비판적 읽기

 

선진국 추수의 모든 담론은 근대성의 폭력을 은밀히 관철시키고 이 폭력에 기대여 무한 축적을 추구하는 자본의 탐욕을 허락하는 것이다. 이것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부정과 비리의 근원인 근대성의 신화를 벗어던질 수 없을 것이며, 결코 서구적 근대화의 한계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더군다나 선진화된 근대성에는 부의 사회적 불평들이 지닌 과학기술적으로 생산된 새로운 위험들이 결합할 것이기에 우리의 미래는 더욱 암담하다.

 

 

■ 쟁점 확대하기

 

1. 위험 사회의 특징들

 

가. 위험의 평균화

 

과거 인간이 인간에게 행했던 모든 불미스러운 일들, 결핍, 폭력 등은 언제나 대상을 가진 행위였다. 즉 행위의 상대편이 있었다. 예컨대 그 불미스러운 대상이 되었던 사람들은 노동자, 유태인, 흑인, 여성, 반체제 인사, 공산주의자 등이었다. 위험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위험으로 간주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혹여 자신이 위험해지는 순간이 온다면 그들의 뒤로 숨어버리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화학물질과 방사능의 오염으로 인해 분명하게 드러난 사실은 이제 그 ‘상대편’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우리가 즐겨 채택해온 거리유지의 가능성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나. 위험의 전지구화

 

1986년의 체르노빌 원전폭발사고는 지금까지 어느 보험회사도 피해규모를 산출하지 못하고 있다. 즉, 우리가 지니고 있는 보험과 의료적 예방조치는 더 이상 현대적 위협의 기본적인 차원조차 감당하지 못한다.

 

이제 우리가 맞게 될 생태학적 재앙은 그 엄청난 피해 규모로 인해 정확한 산정이 불가능하고, 그 효과도 매우 장기적이기 때문에 어떤 보험체계로도 방어할 수 없다. 때문에 그것의 결과는 장기적으로 빈부의 구별없이 민주적으로 관철된다. 개별국가의 개입으로는 결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위험은 전지구화된 것이다.

 

다. 사회적 불평등의 개인화

 

이제 개인은 과거와 같이 가족, 마을, 공동체 또는 사회 계급이나 특정 집단에 의지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었던 위기와 동요를 개인 스스로 혼자서 인지하고 해석하고 처리해야 한다. 수입의 불평등, 분업구조와 같은 임노동의 기본적인 결정 요소는 변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사회계급적 속성은 약화된다. 이제 불평등은 사회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전환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끊임없이 개인주의화하기 시작하고 이러한 경향은 인간의 삶의 중심에 있던 공동체의 순기능을 사라지게 한다.

 

라. 진리의 지위를 잃어버린 과학

 

현대사회의 인준된 지식체계인 과학 또한 그 확실성을 상실한다. 과학적 진리가 과학자의 협약에 의존하며, 오류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최근 과학철학의 논증은 현재 우리가 획득한 과학적 지식의 지위를 가설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이제 어떠한 과학자도 진리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더욱 과학에 의존하게 되었지만, 과학적 주장들은 상호 경쟁상태에 있거나 잠정적으로만 옳은 것이고, 따라서 그것을 신뢰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되어버리고 만다.

 

마. 비정치적인 것의 정치화

 

20세기만 해도 기업의 자유로운 권리였던 폐수처리 업무는 이제 사회적이고 집단적인 여론의 통제를 받는 새로운 영역으로 변화한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기술이 생태계와 인간생명, 그리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부작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 궁극적으로 기술의 소유권을 상실할 것이며, 재판과 체면회복의 과정에서 대량의 추가비용이 필요해 질 것이다. 이제 개인의 권리 영역에 있던 모든 것들이 이처럼 정치화되기 시작한다. 이제 그것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에서 한 남성이 나누는 한 여직원과의 의사소통은 더 이상 개인적이지 않다. 그것은 과거의 관습에 선을 대고 있는 한, 언제든지 성추행이나 성희롱과 같은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될 여지를 갖게 된다.

 

 

■ 쟁점 기출문제

 

1. 논술 : 2011학년도 동국대학교 수시 1차 인문계 논술

 

[문제 1] 제시문 (가)와 (나)를 요약하시오.(15점)

 

[문제 2] 제시문 (다)의 “차등의 원칙”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제시하고, 해결방안을 제시문 (가)와 (나)를 참조하여 서술하시오.(20점)

 

[문제 3] 제시문 (가)를 이용하여 제시문 (나)와 (다) 각각의 상황을 해석하고, 제시문 (라)의 ‘기회균등’의 관점을 적용하여 제시문 (나)와 (다)를 논하시오.(25점)

 

[문제 4] 제시문 (가), (나), (다)의 공통된 주제와 내용을 요약하여 서술한 뒤, (다)에서 제시한 게임의 딜레마를 ‘제한된 자원’, ‘환경파괴’ 등의 문제와 관련시켜 설명하고, 전체의 이익을 위해 ‘지속가능한 성장’이 필요한 이유와 그 과정에서 요구되는 조건을 제시하시오.(40점)

 

 

■ 개념 정리

 

1. 인간중심적 세계관

 

기존의 패러다임에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이 기저에 깔려 있다. 대표적인 한 예가 서구의 과학혁명을 통해 훨씬 강화된 자연에 대한 인간중심적 이해다. 근대적 자연관에서 자연은 주로 서로 분할·분리되어 상호간의 연관성이 결여된 부분들의 집합체로, 합목적적인 질서를 지니고 수학적 작동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기계로 이해되었다.

 

자체의 지향성이나 내재적 가치 없이 외재적인 힘에 의해 움직이는 생명 없는 질료이자, 인간을 위한 대상으로 사물화된 소산(所産)적 존재로 간주되었다. 현대 과학기술 문명의 발전과 그 부정적 산물로서의 환경문제의 등장 또한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 쟁점 관련 도서

 

 

 

 

·위험사회, 오래된 미래

■ 쟁점 관련 영화

 

 

 

 

·더 플라이, 쥬라기공원

■ 쟁점 관련 영상

·지식채널 e, 하나뿐인 지구

 

■ 학생 글과 교사 총평

 

논제: 위 제시문들을 문명에 대한 입장에 따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편 문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오늘 우리 사회의 상황에 비추어 논술하시오. (본보 2012년 3월 14일자 제시문에 대한 학생글)

 

1. 학생 논술문

 

 

 

비빔밥은 각각의 재료들이 적절히 어울려졌을 때 제 맛이 난다. 그러나 어떠한 재료가 빠지거나 너무 많이 들어가면 비빔밥은 자신의 맛을 잃어버리게 된다. 문화도 마찬가지이다. 어떠한 문화가 보편화 되거나 배제된 사회는 ‘공존’이라는 단어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세계화 시대인 현대에 모든 윤리적 진리가 특정 문화에 따라 상대적이라고 주장하는 문화 상대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제시문 1과 2는 절대적인 우위에 있는 문화가 여타의 문화를 점령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에서는 다르다와 틀리다의 의미 경계가 사라지는 오류가 생긴다. 또한 문화를 서열화하고 문명과 미개의 이름으로 차별하며 문화적 폭력을 약소국에 가한다. 세계화란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지 서구화나 중화사상같이 일방적인 흐름이 아니다.

 

따라서 제시문 3, 4와 같이 상대적인 관점에서 서로의 문화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화 상대주의는 우리와 같은 도덕적 직관을 공유하고 있지 않은 다른 사회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우리의 도덕적 직관을 평가할 수 있게 한다. 만일 우리가 문화 상대주의를 거부한다면, 우리는 현대의 도덕률에 맞지 않았던 과거 사회와 아직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현재 사회를 비난해야 할 것이다. 관용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시대에 문화 상대주의는 확실히 매력적인 선택이다. 요약하자면, 문화마다 고유성이 있으므로 같은 척도로 평가할 수 없고, 다른 척도로 바라보아야 그 가치가 드러난다.

 

이건용(전주해성고 2학년)

 

2. 교사총평

 

 

 

친숙한 것은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고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세계화 시대 바람직한 태도를 비빔밥의 맛의 원리에서 찾은 점이 그렇습니다. 누구나 맛 본 비빔밥에 우리 시대 다양한 문명이 존재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 발상이 참신합니다. 그러나 가장 아쉬운 것은 오늘 우리 사회의 상황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는 점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나 상황을 뒷받침해야 글의 설득력, 즉 힘이 생깁니다.

 

△이해분석력

 

제시문과 논제가 있는 논술은 일종의 서술형 평가 방식 중 하나예요. 따라서 출제자가 요구한 바가 무엇인지 판단하고, 그 맥락에 따라 논증을 펼쳐야 하지요. 이번 논제의 요구사항은 두 가지이지요. 하나는 4개의 제시문을 문명을 보는 시각이 절대적이냐 상대적이냐에 따라 분류하여 이 문제에 대해 분석적 접근을 하는 것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상황에서 찾을 수 있는 보편문명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건용 학생의 글은 우선 첫 번째 요구조건도 충족시켰고 문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시문에 언급된 보편문명에 대한 개념을 간과하고, 포괄적인 수준인 문명에 대한 입장으로만 제시한 점이 아쉽습니다. 항상 논제에 제시된 개념용어는 제시문을 바탕으로 명확하게 개념을 정리한 후 글을 써나가도록 합시다. 여기서 보편문명은 근대화된 서구화를 의미하지요.

 

△창의적 사고력

 

세계화를 비빔밥에 비유하여 추리한 점이 인상 깊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다양한 방면-학교 문화, 국민들의 의식 수준, 대중문화, 의류 산업, 복지 정책 등등 다양한 측면에 전제된 문명에 대한 태도를 찾아 봐야 합니다.

 

△문제해결력

 

논술은 논증입니다. 논증은 주장과 근거이지요. 근거 없이 주장만 이어간다면 아무리 반복적으로 강조한다고 해도 반쪽자리가 됩니다. 건용 학생의 생각이 힘을 얻으려면 주장에서 나아가 논증을 써야합니다.

 

△문장력과 표현력

 

비빔밥이 맛있는 이유에 세계화와 다문화 사회에 필요한 태도를 찾는 관점이 참신합니다. 문맥에 적절한 어휘를 쓰는 능력도 상당한 편입니다.

 

 

강수연(전주 해성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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