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수 전북농협 본부장
다만 필자는 지난 50여년간 한국협동조합을 대표해 온 농협에 근무한 자로서 협동조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가는 데에 반가움이 큰 반면에 자칫 금번'협동조합기본법'제정이 종전 개별법상 협동조합의 대안적 구조로 오해될 소지가 있어서 우려가 앞선다. 이에 한국농협의 성과평가에 대한 전문기관 연구결과와 최근 전북농협 사례 등을 통해 기존 협동조합의 역할 증대와 협동조합간 상생협력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한국농협은 1961년 (구)농협과 농업은행을 통합한 종합농협체제를 시작으로 지난 50여년동안 농업인을 대변하며 농업·농촌 발전과 더불어 국민경제에 크게 기여해 왔다. 지난 2011년 고려대학교에 실시한'한국농협의 성과평가 연구'에 따르면 먼저 농협은 원가주의에 준한 가격설정, 유통효율화를 통한 유통마진의 축소, 농자재 가격인상 억제, 상호금융을 통한 일반경쟁기관 대비 예대마진 축소, 교육지원사업을 통한 이익금 환원 등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조합원의 경제적 실익에 매년 평균 3조 5,005억원 이상 기여해왔다.
또한 농축산물 시장에서의 경쟁을 촉진하고 생산을 장려하는 역할 수행으로 최근 5개년 평균 국내 총생산액의 47.7%인 17조 8,411억원 이상 농축산물 생산액 증가 등 조직적이고 규모화된 경제사업을 비롯하여 신용사업, 교육지원사업 수행으로 국민경제에 2005년 기준 24조 2,174억원 기여했다고 평가 받는다.
최근 프랑스 인비보, 아그리얼, 이탈리아 레가코프 등 선진국 협동조합은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과거의 전통모형에서 새로운 기업모형으로 사업전략과 조직구조를 혁신해오고 있다. 한국농협도 지난 3월 사업구조개편에 따라 중앙회는 금융 및 경제지주회사의 지배권을 100% 보유하여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구심체적 역할을 수행하고 각 지주회사는 경영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여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전북농협은 전라북도와 함께 급변하는 유통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군단위로 조합, 영농법인, 시군회사 등 유통주체간 공동출자로 농협법상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설립해 판매기능을 규모화·전문화하고 있다. 이는 전국에'협동조합간협동','협동조합 판매자회사'로서 대표적 모델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통합마케팅조공법인은 시군관내 협동조합이 50% 이상 출자를 의무화하고 산지출하조직인 공선출하회를 통해 조합원의 출하·선별권을 위임받아 무임승차를 최소화하는 등 전통적 협동조합이 보완·발전해 가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또한 4월 27일 개장을 앞두고 있는 완주관내 용진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도시 근교농협의 발전적 판매사업 롤(Role) 모델로 세간의 관심이 크다. 사전 출하협약 대상인 조합원이 자가 생산 농산물을 조합에 가져와 소포장 작업 후 조합원 각자가 직접 결정한 가격표를 부착하고 조합에 인도하면 조합은 판매관리를 책임져준다. 일본 직거래 판매방식을 벤치마킹해 적용한 사례로서 농업인 생산자에게는 안정적 판로를 제공하고 도시 소비자에게는 저렴하고 안전하며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해 도시와 농촌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거리감을 좁혀주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전북의 협동조합들이 국내외 치열한 경쟁속에서 이겨나갈 수 있도록 협동조합의 가치와 원칙에 충실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가는 모범적 사례들로 넘쳐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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