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05:41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사건·사고
일반기사

가족에 보낸 고씨의 편지로 본 '3인 사망 참극'의 재구성

3자간 채권·채무·협박·폭행 뒤엉켜 / 정씨, 도피중인 고씨 찾아 흉기 위협…고씨, 혼자 2명 제압 등 의문

속보= 지난 3일 완주 상관면의 한 도로 갓길에서 행방불명된 3명이 13일 만에 냉동탑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예식장 전 대표 고모씨(45)가 남긴 편지로 인해 범행 동기 등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 편지는 고씨가 작성한 것으로 지난 달 말께 고씨 가족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의 편지를 토대로 고씨와 정모씨(55), 윤모씨(44)의 관계를 살펴보고 남은 의문점을 짚어봤다.

 

△고씨와 정씨 관계= 편지에 따르면 고씨는 2000년도 초부터 정씨를 알게 된다.

 

당시 정씨는 고씨 소유의 시청 건물을 맘대로 해왔으며, 고씨로부터 사들인 안마시술소로 "손해를 봤다"며 오락실에 1억원을 투자하도록 했다. 또 황산 토지에도 3억원을 투자하도록 했으며 고씨로부터 20억원 상당의 어음을 빌려가기도 했다. 올 2월께에는 고씨에게 빌려간 어음을 부도냈으며, 고씨의 수배 사실을 안 뒤부터는 협박을 일삼고, 윤씨와 함께 고씨의 가족과 지인 등을 미행했다는 것. 특히 지난 4월 초 숨어 지내는 고씨를 찾아내 흉기를 휘두르고 야구방망이로 폭행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정씨는 고씨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차량으로 고씨의 차량을 수차례 추돌하고 오히려 경찰에 고씨를 뺑소니범으로 신고하기도 했다는 것.

 

△고씨와 윤씨 관계= 윤씨는 2006년부터 4년 정도 고씨의 운전기사로 일 했다고 한다.

 

고씨는 2010년 10월께 회사를 그만두는 윤씨에게 월급 및 퇴직금과는 별도로 쓰리룸 한 채와 현금 5000만원을 줬다. 그러나 윤씨는 재취업을 요청했고 고씨가 거절하자 수배된 사실을 알고 협박을 시작했다는 것.

 

고씨가 운영하던 건설회사가 부도나 세금 체납이 되자 이를 빌미로 5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윤씨는 정씨와 함께 고씨의 가족 등을 미행하고 고씨를 협박·폭행했다는 것.

 

△고씨의 범행 과정= 지난 달 20일 고씨와 정씨, 윤씨는 함께 만난 뒤 사라지게 된다. 두 사람을 불러낸 고씨는 정씨와 윤씨를 전기충격기 등으로 제압해 냉동탑차에 싣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의 감식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정씨와 윤씨의 사인을 질식사로 추정하고 있어 고씨가 살아있는 상태로 두 사람을 냉동탑차에 싣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

 

고씨는 편지에서 '정씨와 윤씨를 무서워서 도저히 못 풀어주고 같이 죽으려 한다'고 적었다. 이는 고씨가 편지를 쓸 당시에 두 사람이 살아있었음을 암시하고 있지만 결국 두 사람을 살해하고 자신은 자살할 계획을 세웠음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이후 고씨는 두 사람의 사체 처리를 위해 진안과 장수, 군산 등을 오갔고 결국 완주 상관의 한 갓길에서 자살을 선택한다.

 

△남아있는 의문= 고씨가 성인 남성 2명을 혼자 제압했다는 점과 가족들과의 연락 방법에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고씨가 정씨와 윤씨를 지난 달 20일 동시에 만났지만 먼저 윤씨를 전기충격기로 제압한 뒤 이어서 정씨를 같은 방법으로 처리하고 준비한 냉동탑차에 두 사람을 결박해 싣고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을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가 범행 이후 두 사람을 결박해 차에 싣고 다니다가 가족에게 문제의 편지를 전달한 과정도 미스터리다.

 

경찰은 수배중인 고씨가 지난해 8월께부터 정해진 장소에 쪽지를 놓고 가는 방법 등으로 가족과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편지를 전달받아 경찰에 제출한 고씨의 가족은 "지난 달 30일 밤 누군가에 의해 고씨의 형 가게 앞에 던져진 편지를 전달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다 고씨가 남긴 다른 2통의 편지 수신자인 L씨와 K씨가 이번 사건에 어떻게 연루됐는지도 경찰이 풀어야 할 과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정원 mkjw96@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