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 인 더 우즈 (액션, 공포, SF/ 95분/ 청소년 관람불가)
피가 난자하기 시작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란 이런 것이라 말하고 싶었던 듯, 공포 영화의 정석은 이런 것 이라 강조하듯 평생에 볼 잔인함을 95분에 끝낸 기분이다.
다섯 명의 대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숲속 오두막으로 놀러 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는 길에 그들은 음습한 경고를 하는 주유소 노인을 만나지만 학생들은 경고를 무시하고, 역시나 도착한 날부터 학살이 시작된다.
스토리를 더 말하고 싶지만 할 수가 없다. 아니 어쩌면 할 이야기가 없다고 해야 맞을지 모르겠다. 평범해 보이는 오두막과 다소 무난한(?) 좀비 혹은 괴물들, 그리고 액션 영화라면 꼭 등장해야 할 정부의 특수무장기관까지 '모든 예측이 무너질 것'이라는 영화 카피가 무색하게 '당연한' 이야기들의 열거다. 이미 액션, 공포, SF, 스릴러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학습한 우리에게 '캐빈 인 더 우즈'는 황당하게 당연한 스토리인 것.
그런데 이미 학습한 우리가 또 알고 있는 사실이 있다. 영화에서 공포와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이야기가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오히려 스토리 전개보다도 시각적으로 오는 자극이 훨씬 크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캐빈 인 더 우즈'는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好不好)가 극명하게 갈리지 않을까 싶다. 공포물에 등장하는 온갖 괴물의 집합소, 혹자는 공포영화판 '어벤져스'라고 부르는 만큼 공포물에 애정이 있는 관객이라면 이 잔인함의 축제가 즐거울 수밖에 없을 것. 또한 시각적인 자극에 희열을 느끼는 관객에게 더 없는 기쁨을 안겨줄 것이다. 그러나 또일반적인 영화팬에게 이 영화는 이 보다 더 황당할 수 없는 작품이 될 것이다. 황당함과 공포의 미묘한 공존, '캐빈 인 더 우즈'의 오묘한 매력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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