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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성찰 백제문화 아직도 나를 떨리게 해"

군산 출신 문효치 시인 10권 묶어 시전집 출간

"뒤돌아보면 내 삶은 험난한 터널 속이었다. 때로는 연기로 가득차기도 했고 때로는 큰 바윗돌이 굴러 떨어져 가로막기도 했고 어떤 때는 폭우로 물이 들기도 했다. 그것들을 돌파하면서 70년을 걸어왔다. 여기 이 시들과 함께."

 

군산 출신의 문효치 시인이 40여년에 걸쳐 한 권 한 권 낸 10권의 시집들을 3권의 전집으로 묶었다(지혜 펴냄). 1976년 첫 시집 '연기 속에 서서'부터 지난 연말 발간한 10번째 시집 '칠지도'까지 그의 시를 관통하는 정신은 백제문화에 대한 성찰과 애정이다. 이와함께 고향 땅과 고향의 정이 묻은 시들도 그의 시를 떠받치는 중요한 축이다.

 

가장 최근의 시집인'칠지도(七支刀, 백제 근초고왕이 일본 왜왕에게 하사한 칼 이름)' 발간 때에도 시인은 "백제는 아직도 충분히 나를 사색의 그윽한 길로 끌어들인다. 나에게 있어 그 광맥의 끝은 어딘지 모르겠다"고 시집 머리에서 밝혔다.

 

1권은 1976~1993년 펴낸 1시집 '연기 속에 서서'부터 2시집 '무령왕의 나무새', 3시집 '백제의 달은 강물에 내려 출렁거리고', 4시집 '백제 가는 길', 5시집 '바다의 문'으로 엮었다.' 2권은 1977~2011년 발표한 제6시집 '선유도를 바라보며', 7시집 '남대리 엽서', 8시집 '계백의 칼', 9시집 '왕인의 수염', 10시집 '칠지도'까지다.

 

'문효치 시인의 시 읽기'라는 타이틀을 건 3권에는 서정주, 신경림, 문덕수, 문태준, 이경철, 강우식, 김백겸, 오세영, 유성호, 이승하 등 문인 100여명이 문씨에 대해 평한 글이 수록됐다.

 

"문효치의 '山色'과 '바람 앞에서'를 얻은 것은 이 달의 시의 좋은 수확이었다. 쓰잘 데 없는 민족적 열등의식들 때문에 내던져 있는 우리 민족 정서의 구석진 데를 탐색하여 이만큼한 치밀緻密을 이루기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되니 말이다."(서정주 시인)

 

"사랑이란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인 것이어서 불처럼 순식간에 타오른다는 것은 모두들 하는 소리다. 쉽게 타는 불은 쉽게 재가 되는 법, 그러니까 사랑은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아포리즘쯤으로 읽는다면 이 '사랑법 4'는 싱거워진다. 그렇다고 이 시를 성행위의 소박한 비유만으로 읽어서도 안 된다. 시를 지탱하고 있는 건강하고 활력 있는 에로티시즘을 간파하지 않고는 이 시가 가진 재미를 제대로 맛볼 수 없을 것이다."(신경림 시인)

 

"사실 우리 고전의 한 텍스트를 작품의 모티브로 삼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같은 반성의 자세일 것이다. 결국 한 시인에게 있어서 모티브의 기능을 하는 것이든, 직접 대상이 되는 것이든 간에, 시인이 그것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점과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지 않는 한 모든 것은 초점 잃은 허망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볼 때 문효치에게는 그 같은 분명한 입장이 있다."(김주연 문학평론가)

 

시인은 1966년 한국일보와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며, 시문학상, 시예술상, 며 천상병시문학상, 김삿갓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장을 역임했고, 현재 '미네르바' 주간으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 천진외대와 천진사대 객좌교수를 맡고 있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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