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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이냐 실리냐 '태풍전야'

전북대 총장 직선제 폐지 교원 찬반투표 첫날

18일 오전 전북대학교.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에 근접했다는 것을 일러주듯 무거운 고요함이 요동친다. 말 그대로 '태풍전야'를 방불케했다.

 

이날은 총장 직선제 존폐 여부를 놓고 전임교원을 대상으로 투표가 실시되는 첫 날.

 

투표는 예상외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교수들은 하나둘 소속 단과대 학과사무실에 들러 자기의견을 투표용지에 기표했다. 이를 조교들은 회수용봉투에 넣어 보관했다.

 

이른 시간때문인지 선거 참여는 다소 저조했다. 이날 오전 공대 7호관에 소재한 전기전자, IT정보공학, 컴퓨터공학 학과 사무실에는 한 명도 투표에 임하지 않았다. 인문대 2호관, 상과대 2호관, 사회과학대학 등도 학과사무실 별로 1~2명만이 투표에 응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교수들은 혼자 또는 서너명이 그룹을 지어 소속된 단과대 학과사무실을 찾아와 투표용지를 가져갔다.

 

사회과학대 앞에서 만난 A교수는 "학교의 중대 문제를 결정하기 때문에 조금있다가 투표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 미래가 걸린 문제를 결정하는 자리인지라 분위기는 차분함을 넘어 때론 무거웠다.

 

마침 자리를 지키고 있던 몇몇 교수들에게 기자 신분을 밝히고 투표에 임하는 심정을 묻자. 대부분 표정이 어두워지며 민감한 사안이라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어렵게 인터뷰에 응한 교수들은 교육과학기술부가 국립대 총장 직선제 폐지를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폐지하지 않는 대학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한편으론 학교를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해야 될지 고심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모 교수는 "결국 명분과 실리 중 어느 것을 따라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라며 "투표 마지막날(24일)까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뒤에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고요 속의 정막. 총장직선제 존폐여부를 결정해야하는 전북대의 이날 분위기는 때마침 찾아온 태풍 '카눈'의 그것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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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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