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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보다 뜨거운 수능 열기

전주 기전여고 수험생들 방학도 반납한 채 열대야·올림픽 열풍과 싸우며 공부 삼매경

▲ 2일 오전 10시 전주 기전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방학도 반납한 채 학교에 나와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안봉주기자 bjahn@

"공부에 가장 방해되는 거요? 물론 더위죠. 올림픽은 딴 세상일이고요."

 

2일 오전 10시 전주 기전여자고등학교 3학년 1반 교실.

 

수능이 채 100일도 남지 않아서인지 24명의 학생들이 자율학습 중인 교실에는 당기면 끊어질 것 같은 고무줄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기자가 교실로 들어서자.

 

학생들은 잠시 졸린 눈으로 한 번 쓱 쳐다보고는 다시 뚫어지게 책을 바라본다. 학생들의 책상 위에는 물병과 부채, 교재 등 꼭 필요한 것만 놓여 있고 바닥에는 여러 권의 교재가 겹겹이 쌓여 있다.

 

벽면의 수능 D-day 달력이 98일을 가리키는 가운데 간간히 책장 넘기는 사그락 거리는 소리만이 무거운 적정을 깬다

 

방학도 반납한 채 학교로 나와 공부에 열중하는 이런 열성적인 학생들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 있을 터, 푹푹 찌는 요즘 날씨가 그 첫 머리에 올랐다.

 

TV 프로그램(드라마·예능)과 스마트폰은 그 뒤를 이었다.

 

이슬기 양은 "열대야로 잠을 설치기라도 하는 날이면 다시 학습리듬을 찾는데 애를 먹는다"라며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추억이자 이겨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학생들이라 그런지 런던 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학생들은 올림픽 주요 경기가 새벽에 주로 열리고 수능을 앞둔 지금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기에 올림픽 경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은 사치라고 말한다.

 

주혜림 양은 "올림픽은 정말 먼 나라에서 열리는 딴 세상일"이라며 "나도 모르게 관심은 가지만 좋은 대학에 들어가 4년 후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 나라를 응원하기 위해 지금은 열심히 공부만 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 학교 3학년 학생 350여명 중 240여명의 학생이 자율적으로 학교에 나와 공부하고 있다.

 

인근 도서관이나 학원이 아닌 학교로 오는 이유가 궁금했다.

 

정효 양은 "어디서나 공부는 혼자하는 것이지만 때론 지치고 힘들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같은 처지에 놓인 친구들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라며 "힘이 되어주는 친구들이 모두 원하는 대학·학과에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인규 3학년 부장교사는 "다양한 입시전형 준비와 무더위로 지금이 고3 학생들에겐 가장 힘든 시기"라며 "체계적인 학습전략과 건강관리가 가장 중요한데 학생들이 이를 잘 실천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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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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