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전북광역자활센터장
최악의 환경에서 농업은 다소 무리로 보인다. 이같은 이스라엘이 사막에서 농업경쟁력의 원천을 만들고 있다.
농업과 연결고리가 없는 사막에서 효율성과 기술을 접목해 마치 물이 깊은 샘을 갖고 있는 곳처럼 농사를 짓는 셈이다.
샘솟는 이스라엘 농업경쟁력은 습도관리와 수출지향적 농업이다. 물을 뿌리지 않고 미세한 구멍을 통해 한 방울씩 작물 뿌리에 떨어뜨린다. 뿌리 부근 감지기를 통해 필요한 만큼만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쌀을 재배하지 않는 사막의 나라 이스라엘에 논도 있다. 갈릴리 호숫가에 있는 이 논은 품종개발 벤처회사가 만들었다. 세계 3대 작물 중의 하나인 쌀과 밀에 투자해 농업기술 등을 수출한다. 기존품종 대비 두 배 수확량을 보이는 신품종 밀은 중국등지와 수출을 타진중이다. 거친 농업환경에도 불구하고 결실의 성공담을 써가고 있다
말이 되는 역설이다.
역설은 또 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쓸만한 상품을 만드는 곳이 자활사업 현장이다. 이 생산품은 시중에 알려지지 않고 이름마저 없는 것이 상당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활생산품 공동브랜드 사업을 추진중이다. 생산품에 브랜드를 붙여 시중상품과 품질로 싸우는 것이다. 웬만한 강소기업제품도 맥을 못추는 무한경쟁시장에서 매우 벅찬 일이다.
농산물과 가공품을 생산하는 자활사업장의 현주소는 소규모 영세성으로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있다. 노동력 효율 기술이 떨어지다 보니 생산 유통 매출 등 해결할 일이 산너머 산이다. 전북의 자활생산품은 200여종으로 전국 대비 가장 많아 브랜드를 통해 규모화와 지역특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많은 종류가 소량 생산되다보니 유통 판매가 어려워 시장의 단계적 진입을 위해 브랜드라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브랜드는 규모화 규격화 차별화를 통해 자활상품을 재탄생시키는 산파로 자활생산품에 이름을 지어주고 옷을 입히는 것이다. 이름에다 자활사업의 정체성을 담고 제품의 특성을 시각적으로 디자인한다. 소비자에게 친근감이나 신뢰감 등을 심어주는 브랜드 전략이다. 엄격한 품질검사 과정에서 자연스레 품질이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브랜드의 좋은 이미지 형성은 판매촉진의 기본 요건이자 시장과 소통하는 핵심적인 방법 중의 하나다.
자활상품 공동브랜드가 추구하는 것은 이미지 개선이다. 시중상품과 당당히 겨루며 인지도와 신뢰를 높여 매출증대를 꾀한다. 브랜드 자체 기능뿐만 아니라 자활생산품의 수량확보 및 원가절감 등 컨설팅을 통해 사업의 규모화를 도모한다. 브랜드사업은 자활생산품 품질향상을 위한 경영지원까지 영역을 넓혀 매출증대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자활사업의 시너지를 높여 나가는 것이다.
지역색이 묻어있는 로컬푸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상품, 이윤추구가 아닌 정직한 생산품 등을 녹여낸 결정체가 자활생산품 공동브랜드다. 공동브랜드는 단순하게 이름을 붙이고 디자인만 하는 것이 아니다. 품질향상, 시장경쟁력 제고, 판매활성화 등 순환구조를 유도하게 된다. 그게 말처럼 쉽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으나 자활 생산품을 특정 반열에 올려 놓을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하다. 그 돌파구가 바로 브랜드다
이스라엘의 사막농법이 경쟁력의 원천이듯 자활생산품도 공동브랜드 요건에 맞는 담금질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하는 원동력을 갖게하는 것이다. 자활브랜드가 소득증진에 따른 저소득층의 수급자 탈피와, 사업확대 및 일자리 창출 등 선순환구조를 이끄는 추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듯 자활생산품의 이름이 이름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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